내일의 눈

기후변화 노화 청구서는 누구의 몫인가

2026-06-19 13:00:03 게재

“벌써부터 더우면 어떻게 해.” 매년 어김없이 나오는 얘기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해마다 경신하는 온난화 기록은 새로운 일도 아니다. 기후변화 체감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양한 영역으로 논의가 확장되는 분위기다. 최근엔 ‘노화’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사실 열스트레스와 생물학적 노화 혹은 수명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과거에도 있어왔다. 폭염 노출일 수가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에피제네틱 시계가 더 빨리 돌아갔다. 세포 수준에서 노화가 가속화한다는 뜻이다.

더욱이 온난화는 유기체 성장속도와 수명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후변화로 온도가 오르면 물고기와 같은 외온동물들은 더 빨리 자라지만 보상성장 효과로 수명은 짧아졌다. 또한 열스트레스가 심화할수록 유기체 몸집(무게)도 작아졌다. 온난화가 지속되면 생물이 전반적으로 작아지고 일찍 죽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는 육체적인 부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폭염에 노출될 경우 치매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잇달아 나온다.

최근에는 ‘클라이밋 게로사이언스(Climate Geroscience)’라는 개념까지 등장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환경 노출이 인간의 생물학적 노화를 어떻게 가속하는지를 분자·세포 수준에서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이 문제는 기후변화 부정론이나 정치 지형과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탈탄소 에너지전환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사실 이 문제는 최근에 불거진 화두는 아니다. ‘시기상조’ 혹은 ‘경제는 하나도 모르는 이들이 하는 이상적인 말’이라는 비아냥을 감내하며 묵묵히 목소리를 내온 이들의 노력이 켜켜이 쌓여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또 다른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에너지전환이 그랬듯, 기후변화와 노화의 교차점에서 벌어지는 문제들도 지금부터 고민을 해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콜린 패럴리 캐나다 퀸즈대학교 석좌교수는 국제학술지 ‘에이징 셀’에 게재한 논문 ‘게로사이언스와 기후과학: 대립인가, 보완인가?’에서 기후변화와 노화연구는 공통의 목표를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전 생애 건강증진과 건강 불평등 해소라는 공통 목표를 부각할 때 기후변화를 둘러싼 세대 갈등을 넘어 새로운 연대와 해법 가능성이 열린다고 주장했다.

에너지전환이든 탄소중립이든 결국 우리는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영역을 넘어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또 다른 파고를 넘기 위해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우리가 함께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인류의 새로운 노력이 이제 막 시작됐다.

김아영 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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