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당직개편 검토…사퇴론 맞서 ‘장기전’ 채비
장 대표, 중앙당·사무처 당직 인사 검토 … ‘장동혁 2기’ 해석
사퇴 공방 ‘장기화’ 가능성 … 전대 예비후보들도 입장 엇갈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조만간 당 대표가 인사권을 갖는 상당수 당직의 교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임기(내년 8월)를 채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사실상 ‘장동혁 2기’ 진용을 갖춰 비당권파와의 장기전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비당권파는 연일 “사퇴”를 압박하고 있지만 마침표를 찍지는 못하고 있다.
19일 국민의힘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 대표는 최근 전면적인 당직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당 대표는 정점식 원내대표 당선으로 공석이 된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중앙당 당직(사무총장, 전략기획부총장, 조직부총장, 홍보본부장, 여의도연구원장, 중앙윤리위원장, 당무감사위원장, 인재영입위원장, 대변인단 등)과 사무처 당직자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
공석인 정책위의장을 제외하곤 대부분 장 대표가 지난해 8월 대표에 당선된 직후 임명했다. ‘장동혁 1기’인 셈이다.
장 대표는 최근 임기 2년차는 새 진용으로 맞겠다는 생각을 굳혔다는 전언이다. 중앙당 핵심당직부터 사무처 국장급까지 상당수를 교체하겠다는 구상이라고 한다. 장 대표 측근은 18일 “‘장동혁 1기’의 소임은 지방선거를 끝으로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본다. 2기는 새로운 얼굴과 함께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당연히 내년 임기까지 대표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 아니겠냐”고 말했다.
장 대표측은 6.3 지방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일부 중앙당과 사무처 당직자들이 장 대표 사퇴 공방의 눈치를 살피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당직개편 검토도 이 같은 아쉬움에서 비롯됐다는 후문이다. 장 대표는 18일 응급실을 찾았다가 입원했다.
다만 장 대표의 당직개편 구상이 제대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일부 당직 후보군 사이에서 “조만간 사퇴할 장동혁체제에서 당직을 맡기는 부담스럽다”는 기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적임자들이 고사하면 당직개편도 대폭 축소되거나 불발될 수 있다.
비당권파는 연일 장 대표 사퇴를 압박하고 있지만 장 대표와 당권파의 반박을 제압하지 못하면서 장 대표 거취 논란은 장기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18일 최고위원회에서도 친한계 우재준 최고위원이 “우리 지도부가 선관위 사태가 마무리되는 때에, 적어도 가을 전에는 임기를 종료하는 것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다른 최고위원들이 강하게 반박하면서 당내 난맥상만 노출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경기도 지역 의원들은 장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가 일부 의원(안철수·김은혜)이 막판에 불참하면서 무산되기도 했다. 경기도 지역 의원들은 18일 오후 장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공지했지만, 안 의원이 “회견문의 방향성에 이견이 있어 성명에 연명하지 않기로 했다”며 회견 불참 의사를 밝히자, 회견을 보류했다. 장 대표 사퇴를 둘러싼 당내 공방이 어느 한쪽으로 급격히 쏠리지 않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계엄과 탄핵 이후에 보수 재건을 향해서 진지한 노력을 별로 해 본 적이 없는, 그런 리더십이기 때문에 이 리더십이 교체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비대위를 해서 성공한 적이 없다. 정공법은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 사퇴 이후 비대위 대신 곧바로 전당대회를 열자는 주장이다.
당 일각에서는 차기 전당대회를 겨냥한 물밑 신경전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둔 예비주자들이 당원 표심을 의식해 장 대표 사퇴 논란에서 △즉각 사퇴 △조건부 사퇴 △신중론 등으로 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