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환승센터 공사 일단 멈춤
부산항만공사 매매계약 해제 통보 … 협성 피큐건설 “법적 대응”
부산역과 국제여객터미널을 잇는 부산항 북항 환승센터 공사가 일단 멈추게 됐다.
북항 재개발사업을 주도하는 부산항만공사(BPA)는 16일 환승센터 사업자인 피큐건설에 환승센터 부지에 대한 토지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피큐건설은 북항재개발구역에 ‘협성마리나 G7’을 건축한 협성종합건업의 계열사다.
사업자는 환승센터 부지에 24층 건물 2개 동을 짓고, 부산역과 국제여객터미널을 잇는 공공 보행로를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공 보행로가 부산역 연결 보행로보다 3.3m 높게 설계돼 이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부산역에서 바라보는 부산항과 부산항대교에 대한 조망을 가로막고 노약자와 장애인의 보행도 어렵게 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BPA는 이날 협성 측에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며 ‘상호 신뢰관계 또한 훼손돼 더 이상 원활한 사업추진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BPA는 2024년 11월 건축변경허가 협의 과정에서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 광장이 부산역 보행 데크보다 3.3m 높게 설계된 것을 인지한 후 최근까지 1년 6개월 동안 협성 측에 시정을 촉구해 왔다.
사업자가 3.3m 높이 단차를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은 상가시설을 한 층 더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도 낳았다.
BPA는 “부산역을 나서는 순간 한눈에 펼쳐지던 부산항과 부산항대교 조망은 북항재개발이 시민에게 약속한 핵심 가치인데 사람 키보다 높은 약 3m 높이의 오르막 경사로가 그 조망을 구조적으로 차단한다”며 “뿐만 아니라 노약자와 장애인의 보행권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북항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 제45조는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광장을 ‘ KTX 부산역 및 문화공원으로 연결되는 데크의 바닥과 동일한 높이에 조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협성 측이 계약해제 통보 시점까지도 설계변경 중이라는 의사만 밝힌 채 공사를 진행해 계약을 해제하는 게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BPA는 특히 협성 측에서 15일 제출한 확약서를 확인한 결과 사업자가 3.3m 높이 단차를 해소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했다.
BPA는 공사 중단 기준에 대해 ‘지하 공사에 한정해 진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업자는 이 기준을 삭제했고, 사업자 측의 지구단위계획 위반에 따라 체결하려는 확약서를 ‘BPA 요청에 따른 것’으로 해 사업자가 귀책사유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BPA는 또 사업자가 확약을 위반했을 때 매매계약 해제에 동의한다는 조항도 삭제해 약속을 지킬 책임을 회피했다고 판단했다.
BPA는 빠르면 이번 주 중에 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협성 측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회장은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계약해제는 말이 안된다”며 “가처분 등 소송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