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 요리 전문 한정식 서현동 ‘고미 꽃시래’
건강한 식탁, 보약이 되는 밥으로 마음을 훔치다
요즘 매스컴에서 불고 있는 ‘먹방’ 열풍이 식을 줄을 모른다. 그것도 남자 셰프들이 긴 앞치마를 두르고 쇼 같은 요리를 선보이는데, 그 요리는 당장 검색어에 줄을 세울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그중 많이 들어 본 단어가 바로 ‘집밥’일 것이다. 예전에는 ‘집밥’ 같지 않은 음식을 접하기 위해 외식을 했지만, 요즘에는 ‘집밥’스러운 음식들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집밥’스러운 식재료와 조리법을 ‘집밥’같지 않게 내놓는 것이 관건인 듯 여겨진다. 서현동에 이런 콘셉트에 딱 맞는 식당이 생겨 화제다. 오픈한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점심에는 예약이 필수란다.

화목한 모임에 어울리는 건강한 제철 음식과 꽃들
한적한 동네어귀에 통유리를 활짝 오픈하고, ‘여기에 카페가 생겼네’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쁜 공간을 자랑하는 곳, 바로 ‘고미 꽃시래’라는 이름도 예쁜 카페이다. 토종 한식당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듯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실내 인테리어가 일단 주부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가 편안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요즘 각광받는 식재료 중 하나인 시래기를 이용한 음식을 전문으로 한 한상차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젊은 사람들은 시래기를 잘 모를 테지만 한번 맛을 보면 시래기의 매력에 깜짝 놀랄 것이다. 요즘에는 농장에서도 시래기만을 목적으로 무를 재배한다고 하니, 예전의 섬유질 그대로 씹히던 질긴 시래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뛰쳐나온 김대현 대표가 손수 상을 닦아주는 모습에서 오너 셰프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소중한 사람들과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크나큰 행복이라는 것을 알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임에 어울리는 건강한 제철 음식과 아름다운 꽃들이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문을 연다.
사실 서현동에 위치한 ‘고미고미’의 주인장이기도 한 김 대표는 건강한 식탁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것이다. ‘고미고미’에서 ‘손님들께 더 잘해드릴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은 늘 6천 원대라는 가격의 벽에 부딪히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가격을 더 받더라도 더 좋은 음식으로 대접하자라는 생각에 오픈을 결심했다는 것. ‘고미 꽃시래’의 정식은 13,000원이다.
애피타이저로는 진한 콩국이 제공되며 시래기 밥과, 시래기 들깨탕, 큼지막한 무를 넣고 졸인 고등어에 시래기가 들어간 메인 메뉴, 그 밖에는 수육과 메밀부침 그리고 여러 반찬들이 제공된다. 후식으로는 오미자차를 즐길 수 있다.
워낙 저염 음식으로 유명한지라 모든 음식들이 짜지 않고 입에 잘 맞는 것이 특징이며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데 참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다. 작은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들어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김 대표가 마치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에 온 것처럼 각 음식을 설명해 주고, 몸에는 어디에 좋은지, 어떻게 만들었는지까지 알려주니 음식 한 젓가락마다 음미를 하며 먹게 된다. 시중에서 만나기 힘든 초석잠, 삼채, 아주까리 등을 만날 수 있으며, 계절에 따라 반찬은 계속 달라진다.

구수하고 감칠맛까지 있는 시래기 맛에 깜짝 놀라
시래기 요리 전문점이니 만큼 시래기는 최고를 고집한다. 강원도 양구에서 들여온 펀치볼 시래기는 영양이 탁월하고 부드럽기로 유명하다. 구수하면서도 양념이 쫙 배어 감칠맛이 좋으며, 특유의 향까지 만날 수 있어 시래기의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부드러운 노르웨이산 고등어와 짭조름한 무를 곁들여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시래기를 넣고 지은 밥도 별미이다. 들기름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는데, 곤드레 밥보다 더 구수한 맛을 자랑하며 소화가 잘 되고 속이 편하다는 칭찬이 자자하다.
김 대표는 “이런 스타일의 요리들은 주부들이 참 좋아하는 것은 알았는데, 남성 손님들도 집밥에 대한 향수가 굉장히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웃으며 말한다.
한때 가난의 상징이었던 시래기. 지금은 웰빙 식재료로 비싼 가격의 귀한 재료가 되었다. 조상의 지혜가 들어간 시래기 요리로 건강한 식탁, 보약이 되는 밥을 즐겨보자.
주변에 작은 공원과 놀이터가 있어 어린이 손님의 즐길 거리가 있으며, 바로 앞에는 공영주차장이 있어 주차도 쉽다. 또한 지하에는 룸이 준비되어 오붓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위치 서현동 335-2
문의 031-702-6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