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수에즈 대신 희망봉 우회 운항 계속”
내년 유럽항로 계획 발표
부산~북미 ‘컨’운임 하락
HMM이 내년에도 수에즈운하 대신 희망봉을 돌아서 유럽을 오가는 운항을 계속하기로 했다.
HMM은 15일 내년도 글로벌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며 “2026년에도 희망봉을 우회하는 기존 경로를 계속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홍해, 바브 알만다브해협, 수에즈운하의 변화하는 상황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유럽항로 서비스 조정이 필요할 경우 고객과 신속히 소통하고 지원하겠다”며 상황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언급도 함께 내놓았다.
수에즈운하를 운영하는 이집트와 글로벌 2~3위 규모의 프랑스선사 CMA CGM 등이 수에즈운하 정상화에 앞장서고 있지만 홍해의 위험은 제거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선주상호보험(KP&I) 관계자에 따르면 수에즈운하 통과 보험료는 홍해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비해 10배 높은 수준으로 오른 후 아직 내리지 않고 있다.
HMM은 이날 일본 ONE, 대만 양밍과 함께 운영하는 해운동맹 ‘프리미어얼라이언스’의 내년도 운항서비스 개편에 대해서도 공지했다. 항로 개편은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 아시아-중동 주요 무역로를 아우르는 △아시아 - 태평양 남서부 8개 항로 △아시아 - 태평양 북서 3개 항로 △아시아 - 동해안 북미 5개 항로 △아시아 - 북유럽 7개 항로 △아시아 - 지중해 6개 항로 △아시아 - 중동 1개 항로 등에 걸쳐 진행한다.
HMM은 특히 북유럽항로 개편을 강조했다. 그동안 북유럽항로에서 다수의 항만에 직접 기항하던 방식에서 물동량이 집중되는 핵심 거점항만(허브) 위주로 기항지를 축소하고, 거점항만과 직접 기항하지 않는 항만을 연결하는 지선망(스포크)을 구축해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이에 따라 HMM의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투입되는 FE3(Far East Europe 3) 서비스가 기항지를 11개에서 8개로 줄인다. 기항지는 칭다오(중국) - 닝보(중국) - 옌톈(중국) - 싱가포르 - 알헤시라스(스페인) - 펠릭스토우(영국) - 함부르크(독일) - 앤트워프(벨기에) 순이다.
FE4 서비스도 13개 기항지를 5개로 줄인다. 기항지는 상하이(중국) - 부산(한국) - 로테르담(네덜란드) - 함부르크 - 르아브르(프랑스) 순이다.
기항지를 줄이면서 생기는 여유 선복량은 다른 항로에 투입하고, 허브 항만에서 제외된 항만 중 가오슝(대만), 샤먼(중국)에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3사가 공동으로 부산항에서 신규 피더(Feeder) 서비스를 개설할 예정이다.
컨테이너해상운임은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북미 항로는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운임과 상하이항에서 출발하는 운임이 엇갈리고 있다.
15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부산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에 비해 0.3% 오른 1704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부산항에서 북미서안(로스앤젤레스 등)과 북미동안(뉴욕 등)으로 가는 운임은 각각 1.3%, 0.2% 내렸다.
이보다 3일 앞서 12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컨테이너해상운임(SCFI)도 7.8% 오른 1506.5포인트를 기록했다. 상하이항에서 북미서안으로 가는 운임은 7주만에 상승했고, 북미동안으로 가는 운임도 연속 올랐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