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홍보 반상회 못 연다" 정부요청 거부

2015-10-27 11:15:07 게재

수도권 대다수 자치단체

서울 25개 구청은 모두

반상회를 열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홍보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대해 지자체들이 잇따라 거부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사회적으로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빚고 있는 사안을 반상회까지 동원해 홍보하는 것은 주민자치를 무시한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시의 경우 새누리 소속 자치단체장을 포함해 25개 구청 모두 국정화 홍보자료를 반상회보에 싣지 않았다. 경기도와 인천도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정부의 국정화 홍보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부천시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84.5%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했고, 국정화를 반상회에서 홍보하는 것은 시민안전, 시정의 중요 정책사항, 주민 생활현안을 다루는 반상회 취지에 맞지 않다"며 반상회 개최 요청을 거부했다.

부천시가 시민 1000명을 무작위로 추출한 전화자동응답(ARS) 조사와 시정 정보접수에 동의한 시민 6만여명을 상대로 인터넷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2463명 가운데 84.5%가 국정화에 반대했고 찬성은 13.8%에 불과했다.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도 이날 성명을 내 "정부가 반상회를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홍보하려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각 시·군은 반상회 자료에서 해당 내용을 삭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25일 성명을 내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행정"이라며 "성남시는 획일적 전체주의가 아닌 다양성을 인정하는 민주주의를 선택하겠다"고 행정협조 거부의사를 밝혔다.

수원시와 시흥시, 광명시 등 단체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지자체들은 대부분 교과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홍보내용을 반상회보에 싣지 않았다.

반면 단체장이 새누리당 소속인 남양주시, 평택, 양평 등은 반상회보에 해당 내용을 게재했다.

인천 부평구도 10월 반상회보에서 국정교과서 홍보 내용을 삭제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국론을 분열시키며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문제를 반상회보에 게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 내용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인천 남구는 행자부에서 제작한 중앙의제 파일을 홈페이지 반상회보에 게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26일 국정교과서 홍보 내용만 삭제했다. 연수구·옹진군 등은 국정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게재했다.

행정자치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10월 반상회보에 국정교과서 홍보 광고를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곽태영 · 김신일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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