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코스피 변동성 키워

2026-06-12 13:00:14 게재

극단적인 초단타 매매 … 레버리지 투자자 손실 위험 확대

공포지수 사상 최고치 … 금융위기 때 보다 높은 급등락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코스피 변동성을 키우는 배후로 지목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2배 ETF 상품은 극단적인 초단타 매매 행태를 띠고 있다. 최근 하루에도 8% 넘게 급등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지속되면서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도 확대됐다.

◆코스피, 8%대 급등락 반복 = 12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중동 전쟁 종전 기대감에 힘입어 8%대의 급등세를 보이며 8000선을 탈환했다. 이날 전일 대비 499.90포인트(6.44%) 오른 8263.85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31분 현재 전 거래일 보다 631.22포인트(8.13%) 오른 8395.17에서 거래 중이다. 장 중 한때 8424.13(8.50%)까지 치솟았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8.25포인트(3.84%) 오른 1035.18에서 거래 중이다.

‘투 톱’ 반도체 대장주는 급등 중이다. 삼성전자는 11.87% 폭등해 33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8.95% 오른 228만9000원이다. 장 중 한때 230만4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코스피 선물지수의 급등세에 장 초반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10일 이후 이틀 만이다. 매수 사이드카 기준으로는 지난 9일 이후 사흘 만이다. 이번 주에는 전날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 코스피 사이드카가 울린 셈이다. 8일 코스피지수가 8.29% 급락해 매매가 2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데 이어 9일에는 지수가 8.18% 급반등해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튿날 지수는 다시 4.52% 하락해 매도 사이드카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보다 2.34% 내린 85.25로 나흘째 80선을 웃돌고 있다. 지난 9일 91.2였다. 2008년 금융위기 때 기록한 전고점(89.3)을 넘어선 바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손바뀜 = 최근 이어진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증시 고점 부근인 5월 27일 상품이 출시돼 레버리지 투자에 들어간 개미들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지난달 27일부터 11일까지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ETF 10개 중 4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상품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코스피 일일 회전율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2배 ETF 상품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경우 사고로 인해 괴리율이 85%까지 치솟았고, 하나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ETF 역시 괴리율이 크게 벌어지면서 투자유의 종목이 됐다. SK하이닉스 주가가 8% 가까이 떨어진 지난 8일, 선물형 구조를 가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외에도 현물형 ETF 역시 괴리율이 높았다. 하나자산운용 상품의 괴리율은 7.29%,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괴리율은 6.40%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내놓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경우, 지난 8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8% 가까이 급락했지만 해당 상품은 장 마감 직전 50% 가까이 급등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장 후 SK하이닉스에 4조6000억원, 삼성전자에 3조5000억원 등 8조원이 넘는 개인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자금 쏠림 현상을 유도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락을 이어가면서 두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둔 이 상품의 수익률은 악화하고 있다. 이들 상품 중 일부는 하루 동안 상장 주식 전체가 수차례 손바뀜되는 등 극단적인 초단타 매매 행태를 띠고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웩더독 현상 =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50%에 달할 정도로 반도체 쏠림이 심각한데, 관련 레버리지 상품까지 더해져 자금 쏠림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정 대형주에 손쉽게 레버리지 효과를 내는 투자 환경이 열리면서 소수 종목으로 쏠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모습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주가의 2배라는 목표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주가가 오르면 운용사는 주식을 더 사고, 주가가 떨어지면 팔아야 하는 구조다. 즉 상승장에서는 매수세가, 하락장에서는 매도세가 추가로 유입돼 원래의 주가 움직임을 더욱 키우는 효과가 나타난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급락은 악재에 의한 추세 전환이라기보다는 그동안 과도하게 확대됐던 레버리지 ETF 포지션이 축소되고 주식선물 고평가가 해소되는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수급 충격”이라고 진단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ETF 500조 시대, 개인의 ETF 투자 확대가 대형주 쏠림과 시장 변동성을 강화시킨다”며 “레버리지 상품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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