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남숙 성곡중학교 자유학기제 연구부장
진정한 교사로 변해가고 있어요"
자유학기제는 교육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
"아이들에게 '입 다물고 조용히 해!'라고 소리쳤던 제 자신이 얼마나 부끄럽고 미안한 생각이 드는지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아이들을 믿고 눈높이를 낮춘 게 제가 고민했던 숙제를 푸는 열쇠였습니다."
최남숙 교사는 2013년 자유학기제라는 새로운 교육시스템에 도전했다. 자유학기제가 서열경쟁이 아닌 삶을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굳게 믿었다.
"학생중심의 동아리활동 지도에 나섰는데 아이들이 참여나 할까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900개나 되는 동아리를 만들어 게시판에 붙였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얼마나 풍부한지…"
최남숙 연구부장이 웃으면서 자유학기제 3년을 회고했다. 계량화, 수치화 된 성적이 지배하는 교육현장과 사회 구조를 과연 자유학기제 시스템으로 깰 수 있을 것인가 고민 했다. 특히 입시경쟁이 치열한 현 교육현실에서 학부모들의 생각을 어떻게 바꿔나갈지도 막막했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도 앞섰다.
"솔직히 처음에는 자유학기제를 어떻게 소화해낼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도 막막해서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지요. 마음속에서 서너번은 내려놨을 겁니다. 눈물도 많이 흘렸고요" 그럴 때마다 아이들 얼굴을 떠올리면 에너지가 솟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 내가 진정한 교사가 되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자존감이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최 교사는 사회과목 전공이지만 음악수업을 지도했다. 전공이 아닌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우쿨렐레를 배우려고 음악학원도 다녔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함께 연구하고 새로운 지도안을 만들어냈다. 서서히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아이들은 교사를 믿고 따랐다. 시시콜콜한 고민거리를 들고 최 교사를 찾아와 상의하고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장민호 교장이 교사들이 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아낌없이 밀어줬다. 인성창의성교육을 기본 교육과정편성에 녹여냈다. 교사들에게는 자율성과 책임감을 안겨줬다.
최 교사는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느낀 교사들이 대구지역에 무수히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대구 교육연수원에서 벌어진 '수업나누기 페스티벌'에 연수원은 발 디딜 틈이 없이 자유학기제를 연구하거나 고민하는 교사들로 가득 찼다.
최 교사는 올해 자유학기제를 준비하는 선생님들에게 "자기 전공과목만 고민하지 말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생각을 바꾸시면 된다"며 "올 2학기를 자유학기제라는 창을 통해 교육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행복한 교실 수업'의 맛을 본 학생 교사 학부모가 다시 과거의 수업방식을 선택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포스트 자유학기제'를 찾아서 │대구광역시 성곡중학교] "모든 학년에서 자유학기제 연계한 수업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