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채무보증 6천억 부메랑 '재정위기'

2016-08-31 11:00:52 게재

시의회, 송도 6·8공구 대금납부 연장에 제동

다음달 5일까지 해결 못하면 대신 빚 갚아야

인천시가 인천시의회 반대로 송도 6·8공구 땅을 매각하며 선 채무보증의 연장에 실패했다. 당장 다음달 5일로 다가온 보증기한을 연장하지 못하면 6000여억을 대신 상환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표결' 날벼락 = 인천시의회는 30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시가 제출한 '송도 6·8공구 리턴부지(A1, R1) 보증채무부담행위 연장 동의안'을 부결했다. 표결결과는 재석의원 25명 가운데 찬성 12, 반대 11, 기권 2로 과반을 넘지 못했다. 전날 해당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에서는 찬성 5, 반대 1로 무난하게 통과돼 한숨 돌리고 있던 인천시가 예상하지 못한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인천시는 공동주택용지인 A1 부지(18만715㎡, 연수구 송도동 308-1)와 일반상업용지인 R1 부지(4만4176㎡, 연수구 송도동 316)를 사겠다고 계약한 개발업체들이 부지대금 납부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이번 안건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 땅은 과거 교보증권에 토지리턴 조건으로 팔았다가 721억원의 이자만 물어주고 되돌려 받은 땅이다. 인천시는 자회사인 인천도시공사에 매각하고, 인천도시공사는 다시 토지신탁사에 맡겨 이 신탁사로부터 대출을 받게 하는 조건으로 환매자금을 조달, 교보증권에 땅값을 돌려줬다. 이 과정에서 인천시는 땅값 6339억원의 채무보증을 섰다.

복잡한 과정을 거쳤지만 내용상으로는 금융기관에서 교보증권에 돌려줄 땅값을 빌린 것이다. 그 때는 인천시 채무비율이 39.9%로 재정위기단체 지정조건에 0.1% 모자라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어서 채무를 늘리지 않으려고 이처럼 복잡한 단계를 거쳤다. 보증기간은 지난해 9월 7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1년이다.

인천시는 최근까지도 보증기간이 돌아오기 전에 이 땅을 팔았다고 좋아했다. A1 부지는 3월 31일 센토피아송담하우징에 4620억원에 팔렸고,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693억원을 받았다. R1 부지도 지난달 18일 넥스플랜에 1710억원에 팔았으며 계약금 51억원을 받았다. 이들의 잔금기간은 모두 채무보증기간 만료일인 9월 5일이다.

하지만 이 업체들이 잔금납부 시한이 촉박하다며 기간연장을 요구하면서 다시 문제가 생겼다. 결국 인천시는 잔금납부 시한을 A1 부지는 4개월, R1 부지는 12개월 연장해 주기로 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채무보증 기간도 함께 연장하기로 했다.

◆5500억원 급전 혹은 편법 = 그러나 인천시의회가 이 채무보증 연장안에 동의해주지 않으면서 문제는 복잡해졌다. 우선 땅 매매계약이 무효가 된다. 인천시는 긴급히 다른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보증선 빚을 갚아야 한다. 인천시가 갚아야 할 돈은 업체에서 받을 위약금 등을 제하면 5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재정위기단체로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때 39.9%로 재정위기단체 심각단계 기준인 40% 가까이 올라갔던 인천시 채무비율은 지금은 37%대까지 떨어졌다. 조만간 재정위기단체 주의단계인 30%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기대에 차 있었다. 하지만 채무보증 때문에 빚이 더 늘어나면 인천시 채무비율은 곧바로 40%를 넘어서 재정위기 심각 단체가 된다.

다급해진 인천시는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채무보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태도다. 인천시의회의 이번 임시회 회기는 9월 9일까지다. 일사부재리의 원칙 때문에 같은 안건을 다시 상정할 수는 없다.

또 다른 안건으로 포장해 상정하더라도 상임위 심의 등 절차를 거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 결국 이름만 살짝 바꾸는 편법으로 의장이 본회의에 직권 상정하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시의회가 이런 인천시의 절박한 상황을 받아줄지 여부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물론 새누리당 의원들조차 반대가 심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소속인 박영애 의원은 "인천시 입장이 난처하다는 이유로 수천억원대 땅에 대한 잔금 기한을 충분한 검토도 없이 늘려주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시 재정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 원만한 합의를 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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