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나친 게임, 이용자만의 문제인가?

2016-09-29 10:55:54 게재

요즘 각종 매체를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다양한 스마트폰 게임이나 PC를 이용한 온라인게임에 대한 광고다. 하나같이 자신의 게임을 이용하라고 권하고 있으면서, 자신들만의 게임이 갖고 있는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게임을 하면서 놀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한다. 현대인의 놀이는 게임이라는 등식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측면에서 인간을 호모 루덴스라고 규정한다. 놀이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본능 중의 하나이며, 어린 아이부터 연세 지긋한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를 궁리하면서 놀이에 열중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놀이를 추구하는 인간에게 PC나 스마트폰과 같은 문명의 이기는 분명 매력적인 도구임에 틀림없다.

완료되지 않으며, 언제나 다음이 존재하는 게임들

현대인들이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하여 게임을 중심으로 하는 놀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는 부분에서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PC와 같은 매체를 단순히 놀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서만 인식할 수 없는 것은 지나친 이용에 따른 폐해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실시한 '2015년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만3세에서부터 59세에 이르는 연령 중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이 16.2%로 580만명 정도가 된다고 한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은 31.6%로 나타나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인터넷 과의존위험군은 6.8%로 260만명 정도이며, 역시 청소년의 과의존위험군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다른 연령대에 비하여 10대와 20대의 젊은 세대들의 지나친 이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젊은 세대들의 지나친 매체 이용 원인이 개인에게만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놀이의 도구를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한 책임이 개인에게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개인에게만 문제의 원인을 돌리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어플리케이션이나 게임을 개발하는 업체에서는 고객충성도라는 측면에서 충성스런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갖고 접근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어플리케이션이나 게임 내의 다양한 구성 등을 통해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접근하도록 함과 동시에 충성스런 사용자 및 게이머가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요즘의 게임들은 엔딩이 없다고 한다. 즉 끝이 없다는 것이다. 이전의 게임에 비하여 게임이 완료되지 않으며, 언제나 다음이 존재한다. 또한 캐릭터의 성장을 통해 보다 용이한 게임 이용을 설정한다든지 자유도를 높이는 형태로서의 무궁무진한 전개 방식을 채택한다. 개발자들이 게임 이용자를 끝없는 여정에 들여 놓고 싶은 것이라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어플리케이션이나 게임의 치밀한 전략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이전의 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매체를 어릴 때부터 친숙하게 다루면서 성장한다. 이들의 자기통제능력 부재나 부적절한 문제해결 방법이 과다한 매체 이용의 주된 원인이라는 식의 설명은 무리가 있으며, 안타깝다. 이러한 개인 문제에 치중한 지나친 매체 이용에 대한 설명은 매체, 그리고 매체를 통해 구동하는 어플리케이션이나 게임의 치밀한 전략을 간과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들이 스마트폰이나 PC와 같은 매체를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면서 이들의 지나친 매체 이용이 결코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이용자 개인만의 문제로 인해 과의존, 과몰입, 중독에 이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유우경 한국온라인게임 중독예방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