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목소리에 검찰은 '반발'

2017-05-08 10:24:08 게재

내심 '억울하다'는 입장

유력 대선주자 모두 주요공약으로 검찰개혁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검찰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유력 대선후보들은 검찰개혁 방안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발의된 공수처 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9일 대통령 선거 이후 공수처 신설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공수처 신설에 반대하는 검찰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내심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7일 검찰의 국정농단사건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던 자리에서도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 해명에 전체시간 중 절반 이상이 할애됐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우 전 수석 관련 사건은 오해와 의혹이 있었다"며 "검찰로서도 명예를 걸고 철저히 수사해 엄벌하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검찰 수뇌부의 분위기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검찰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맞아 성역 없이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진경준 전 검사장, 홍만표 전 검사장에 이어 우 전 수석 등 악재가 대선 국면과 맞물리면서 검찰 개혁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검찰은 개혁에 직면할 때 마다 '셀프개혁' 전략으로 대응했다. 2009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스폰서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김준규 검찰총장이 들어섰다. 당시 김 총장이 제시한 검찰 개혁 방안도 자체 개혁이었다. 지난해 '진경준 뇌물 사건' 등을 계기로 검찰조직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대검찰청은 검찰개혁추진단을 구성해 자체개혁을 모색했다.

9일 선거 이후 검찰 개혁이 가시화되는 국면에서 검찰이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지, 국민의 신뢰를 받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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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주 기자 5425@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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