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희대 사퇴 안하면 탄핵, 사유충분”

2026-03-03 13:00:03 게재

“오만해진 법원, 법 비틀면 처벌 받아야”

“법복입은 귀족 법원, 국민의 법원으로”

“법복을 입은 귀족의 법원에서 국민의 법원으로 바꿔야 합니다.”

이성윤(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판사들은 잘못된 판결을 해도 제대로 처벌이나 징계 받지 않았고, 이로 인해 국민 위에 있는 특수계급이 되어버렸다는 것. 사법개혁을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특히 사법 불신을 키운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면서 물러나지 않을 경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을 지낸 이 의원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다 검찰을 떠나 2024년 22대 총선에서 전북 전주시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국회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해왔다. 이른 바 ‘사법개혁 3법’ 처리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이 의원과 인터뷰 직후 국회는 판·검사 등의 법왜곡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27일에는 법원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28일에는 14명인 대법관 수를 3년에 걸쳐 26명으로 증원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각각 처리됐다.

●민주당이 사법개혁을 강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뭔가.

최근 법원 공무원 노조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는 “조희대 대법원이 야당 유력 정치인 이재명의 피선거권과 국민 참정권을 박탈하고자 사법 프로그램을 은밀히 진행했다”고 고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법원 소부에 배당한 지 2시간 만에 전원합의체에 넘긴 것이나 사건 접수 35일 만에 선고를 내린 것 등은 법원 실무를 잘 아는 이들이 보기에도 매우 이례적이었고 결국 사법부의 신뢰를 추락시켰다는 것이다.

법원 공무원조차 법원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검찰개혁에 밀려 그동안 법원개혁은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다.

1987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판사를 함부로 파면·해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헌법에 명시했다. 엄혹한 군사정권으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였는데 30년 넘게 지나면서 법원이 오만해지는 원인이 됐다. 판사가 변호인과 술을 먹고 룸싸롱을 가도, 그런 판사가 재판해도 시비를 못 걸지 않나. 판사들은 엉뚱하게 재판을 해도 한 번도 처벌 받은 적이 없다. 그러니 왕처럼 자기들 맘대로 하는 거다. 이런 법원의 오만함이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

지금 판사들은 처벌받지 않는 특수계급, 법복을 입은 귀족이다. 법을 비트는 판결을 하면 처벌받고, 법과 법률을 위반해서 재판할 경우 헌법재판소가 다시 들여다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함부로 하겠나. 사법개혁을 통해 법복을 입은 귀족 법원에서 법복을 입은 시민의 법원, 국민의 법원으로 바꿔야 한다.

●전국 법원장들이 최근 회의를 열고 사법개혁에 반발했다. 법왜곡죄 남용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법왜곡죄 구조를 보면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법왜곡죄로 처벌하려면 우선 권익을 침해하거나 일방의 이익을 주려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또 증거를 조작하거나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한 경우 등 법왜곡 행위 유형을 독일의 법왜곡죄보다도 훨씬 구체화했다. 이런 요건을 다 맞춰서 처벌까지 가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다.

●법왜곡죄에 대한 판단도 결국 법원이 한다는 점에서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반대의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1심에선 전부 무죄가 났지만 2심에서는 일부 유죄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나. 법원에서 오랜 기간 판례가 축적되고 하다보면 기준이 서고 중심이 잡혀가리라 본다.

●법원장들은 재판소원법이 시행되면 반복되는 재판으로 소송 당사자들이 고통 받을 것이라 주장했는데

법원이 그런 주장을 하려면 먼저 사법 불신부터 해소해야 한다. 최근 판결만 봐도 내란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는데 내란 실행까지 나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7년에 그쳤다. 뇌물을 받은 김건희 여사는 징역 1년 8개월, 이를 전달한 건진법사는 6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신뢰받을 수 있겠나.

결국 법원도 자기들 판결이 잘못되면 심판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 그러면 국민 눈치를 본다.

소송 남발을 우려하지만 모든 재판이 재판소원 대상은 아니다.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라야 한다. 법원은 위헌이라 주장을 하지만 이미 헌법재판소가 위헌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헌법소원제도를 도입한 다른 나라를 봐도 헌법소원 대상에 법원 판결이 들어가 있다.

●대법관을 단기간 내 대폭 증원하면 재판연구관도 늘려야 하고 1,2심 사건을 심리할 인력이 줄어 사실심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법원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대법관들이 그동안 제대로 일을 안했다는 걸 자백하는 거다. 대법원 재판은 재판연구관 재판이라고 하지 않나. 국민들은 대법관들이 기록을 다 읽어보고 판단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드러났다.

대법원 상고사건이 연간 4만여건 접수된다고 한다. 대법관 1명이 연간 4000건을 주심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상고사건 적체해소와 충실한 심리를 위해 대법관을 늘려야 한다. 그동안 사법부에서도 대법관 증원을 요구해오지 않았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데 탄핵도 추진하나.

재판을 통해 이 대통령의 피선거권과 국민의 참정권을 박탈하려 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을 촉발했다. 하지만 법왜곡죄가 통과돼도 소급적용하지 않는 한 조 대법원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계속 사퇴를 요구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탄핵하는 수밖에 없다. 정치적 중립을 위반해 국민의 선택권을 빼앗으려 한 점, 말도 안되는 판결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점만으로도 탄핵사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 당의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선고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윤 전 대통령의 내란 1심 선고는 대표적인 법왜곡 사례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욱’해서 친위쿠데타를 했다? 하루아침에 국기기관을 동원할 수 있나. 군과 경찰을 동원하려면 미리 계획해야 하고 그러면 이유가 있을 것 아니겠나. 비상입법기구를 신설하고 국회의원 체포 계획을 세운 것 등등 장기집권을 의도한 증거가 많았지만 재판부는 모두 외면했다. 국민이 맨몸으로 막은 것을 대통령이 물리력을 자제했다고 본 것도 말이 안된다. 항소심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2차 종합특검법에 따라 권창영 특검팀이 출범했는데

1차 특검이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노상원 수첩 등 밝혀내야 할 의혹이 많다. 그동안 수사 경험으로 보면 누가 손대지 않은 사건 수사는 성과가 잘 나오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많지만 2차 수사 때는 그렇지 못하다. 그럼에도 2차 특검에서 수사하겠다는 사람들은 뭔가 밝혀내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이들이다. 사명감을 갖고 잘 하리라 기대한다. 특히 1차 특검과 달리 2차 특검은 검사보다 수사관 위주로 인력이 구성돼 김건희 봐주기 수사 등 검찰 관련 의혹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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