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선민 의원
소아비만·응급실뺑뺑이 ‘예방’, 국가 책임
가당음료 소아건강 위협, 설탕부담금 시급 … “응급실 문제·고독사 대책 겉돌기 그만”
최근 소아비만-응급실 뺑뺑이-고독사 등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개선·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정치인이 있다. 바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비례)이다. 2월 27일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만난 김 의원은 “과소 대표되는 목소리를 듣고 대변하는 게 정치의 본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다주택·부동산 문제 제기나 상법 개정 과정에서 국민의 지지가 높은 것을 보면 과소 대표된 사안을 해결하길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알 수 있다”며 “정치권에서 소아비만 응급의료 고독사 고립 사회권 문제 등을 더욱 알차게 다루고 개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김 의원은 설탕부담금 도입을 위한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 응급실뺑뺑이 해결을 위한 ‘응급실 뺑뺑이 조사 분석 및 예방 근절 대책 마련 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고독사법 전면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탕부당금은 세금 아닌 질병예방책 = 김 의원은 설탕부담금 도입 필요성에 대해 “소아 등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비만유병률은 2014년 31.5%에서 2024년 37.9%로 10년 새 20.3% 증가했다. 특히 청년의 비만과 당뇨병은 급증하고 있는데 당류 섭취와 관련이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여자어린이·청소년·청년의 당류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 권고 기준 10%를 초과하고 있다.
문제는 가당음료를 마신 후 혈당이 급증한다. 영양학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그대로 비만에 악영향을 준다. 이를 자주 마시게 되면 당뇨병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가당음료를 하루 한두캔 이상 계속 마실 경우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26%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김 의원은 이런 이유로 “발의한 법안에 설탕부담금 대상은 모든 식품이 아닌 가당음료에 제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건강증진 등을 위한 자금 확보를 하려면 담배값 인상 등 다른 방법도 있겠지만 굳이 설탕부담금을 도입해야 하는 까닭을 “제도 도입으로 식품기업이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설당부담금 도입은 당류가 많이 들어간 음료의 소비를 줄이고 식품업체의 저당제품 전환을 유도해 당뇨병 비만 등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사업 재원 마련을 하려는 정책인 셈인 것이다.
◆건강증진을 위한 재정 사용처 확실히 = 김 의원은 “설탕부담금 논의를 확산하기 위해소비자 엄마들에게 국회 정부가 앞장서서 정확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설탕부담금 제도의 원활한 도입을 위해 먼저 정확하고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모든 설탕 첨가 식품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단당류 이당류가 첨가된 가당음료에 한정하고 설탕 무첨가, 무가당으로 표시된 음료나 영유아 특수식품 등은 제외하는 등 그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다음으로 재원 사용처를 명확히 해야 한다. 소아비만, 만성질환 예방 관리, 지역-필수-공공의료 사업을 법안에 분명히 추가했다. 김 의원은 “제도 수용성을 위해 걷은 재원을 국민 건강증진에 사용한다는 점을 명시하는 등 신뢰를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가격정책만으로 설탕부담금 도입 성공이 어렵다. 김 의원은 “영양교육 강화, 식품표시 개선, 건강한 식생활 환경 조성 등 비가격 정책과 병행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설당부담금이 하나도 걷히지 않는 상태가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며 “소아 비만과 당뇨병이 늘어나는 것을 예방하고 국민의 건강증진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응급실 뺑뺑이 심층조사로 대안 찾아야 =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잊을 만하면 터지고 속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응급실 뺑뺑이로 제때 진료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거나 병이 악화되는 환자의 고통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응급실과 구급대원 간 갈등도 쌓이고 있다. 환자를 받지 않으려는 현상도 나타난다.
김 의원은 “병원이 문제다. 소방이 문제다 등 개별 사건이 터지면 한명 나쁜 사람 만들고 덮기가 일쑤였다”며 “처벌이나 책임 소재를 따지자는 게 아니고 응급실은 왜 받지 않았는지 구급대원과 응급실 간 소통의 문제는 없는지 과정을 심층조사해 뺑뺑이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정밀한 대책을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영국의 ‘빅토리아 클림비 아동 사망사건 조사 보고서’가 이런 사례가 될 수 있다. 당시 영국 사회는 비극적 아동의 죽음 앞에서 누굴 처벌할지 싸우는 대신 사건의 전과정을 과학적이고 독립적으로 파헤친 방대한 조사보고서 내놓았다. 이것은 영국 복지시스템을 뿌리째 바꾸는 기폭제가 됐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중환자는 광역상황실서 병원을 선정하는 등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역별 응급환자 이송 지침 마련 △중증도에 따른 이송 병원 선정 △정보 공유 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김 의원은 “광주전남전북 시범사업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고 적정 병원을 찾지 못할 경우 환자를 ‘우선수용병원’으로 이송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게 원활히 작동하려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법적인 의무가 없으면 강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독사 정책, 사회적 관계 회복 중심으로 전환해야 =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독사망자가 최근 5년 간 매년 증가해 2024년 한해에만 총 3924명 발생했다. 전년 대비 7.3% 늘었다. 특히 여관 고시원 등 비주택거주지에서 발생이 늘고 있어 사회안전망이 가장 취약한 곳에서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국가데이터처 조사에서는 인구 5% 수준인 약 258만명에 이르는 국민이 은둔형 외톨이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고독사위기 대응시스템이 연간 18만명의 위험군을 추려내더라도 사회적 관계 단절을 해결하기 위한 우리사회의 준비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독사 예방과 은둔 당사자 지원 제도 등을 ‘사회적 고립 해소’라는 통합 틀로 재구성해 고독사법을 전면개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고립은둔청년 중년 고령층으로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주요 대상을 나눌 수 있는데, 이들은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고립됐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고독사에 이르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립은둔청년들의 관계를 회복하고 그들에게 맞는 맞춤형 일자리의 중요성이 제기된다. 서울청년기지개센터의 경우 강의 등 프로그램으로 일부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은둔청년에게는 실질 도움이 떨어진다.
안무서운회사의 쉐어하우스처럼 당사자들이 어울리는 공간 마련이 공공에서 이뤄질 필요성도 제기된다. 고립은둔을 경험한 당사자들이 높은 이해력을 바탕으로 다른 이들의 회복에 도움을 주는 당사자 활동 강화 지원도 필요하다.
김 의원은 “공공에서 회복-주거-일자리를 통합한 단계적 회복 지원체계가 갖추고 당사자들이 전문적 역할을 할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응급의료 문제와 동전의 양면이면서 뗄 수 없는 게 환자안전”이라며 “응급의료 문제와 함께 병원 내든 병원 전 단계든 환자안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환자안전 관련법도 발의했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강조한 ‘과소 대표’되고 있는 사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문제 당사자들과 소통하며 최선을 다해 법제도를 개선해 나가는지 지켜보고 지지해 줄 것을 기대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