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플랜, 현대오토에버에 ‘기술폐기’ 소송

2026-03-03 13:00:01 게재

공정위 제재 후속 ‘소유권 방해 배제’ 청구

법원 “침해 기술자료 특정하라” 보완 주문

현대자동차그룹의 소프트웨어 계열사 현대오토에버가 하도급업체에 정당한 이유 없이 기술자료를 요구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은 가운데 피해업체가 이를 근거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1부(조희찬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주식회사 지오플랜이 현대오토에버 등을 상대로 제기한 ‘공정위 의결에 의한 소유권 방해 배제 및 예방 등 청구소송’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공정위는 2023년 6월 현대오토에버가 수급사업자인 지오플랜에 대해 계약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스마트태그’ 관련 통신 프로토콜 등 기술자료를 요구한 행위를 하도급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스마트태그 시스템 개발 및 상용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2018년 1월 하드웨어·펌웨어 개발을 맡은 지오플랜에 관련 기술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당시 해당 조치가 시스템 분야에서 기술자료 요구 행위를 문제 삼아 제재한 첫 사례라고 밝힌 바 있다.

지오플랜은 이를 근거로 2025년 6월 자사 소유로 인정된 기술자료 일체의 폐기와 사용금지, 해당 기술이 적용된 시스템의 운영·실용화 금지를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문제로 지적된 기술자료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명확히 특정하는 데 있었다.

지오플랜측은 공정위 의결에 이미 기술자료가 특정됐고, 현대오토에버가 이를 다투지 않아 확정된 이상 소유권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오토에버측은 “청구 취지에 명시된 기술자료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각하 또는 기각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지오플랜측에 기술자료의 구체화를 주문했다. 재판부는 “(민사)소송은 공정위 결정과 별개로 청구 취지 자체가 집행 가능하도록 특정돼야 한다”며 “어떤 기술자료에 대해 (공정위) 의결이 이뤄졌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내용으로 사실조회 신청을 보완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기술자료) 반환 및 폐기라는 청구 문구가 상호 모순될 수 있다”며 폐기하라는 내용으로의 청구취지 정리를 주문했다.

재판부는 사실조회 결과를 확인한 뒤 오는 5월 8일 심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현대오토에버는 “지오플랜의 기술을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다”면서 “재판을 통해 명확한 사실 관계를 밝히겠다”고 전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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