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소기업 신성장 동력 어떻게 찾을까

2022-03-16 11:33:20 게재
최학수 중기부 혁신성장본부장

석탄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에너지원이다.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나무에 비해 구하기 어려운 단점에도 불구하고 석탄은 산업혁명 초기 주요 에너지원인 목재를 대체했다.

예전에는 석탄을 연료로 사용해 제철이 가능한 온도까지 열을 낼 수 있는 기술이 없어서 실제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1708년에야 영국의 에이브러햄 다비(Abraham Darby)에 의해 제철공정에 석탄을 사용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변화 불가피할 때 생존 위해 새로운 선택

'엔트로피'의 저자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에서 목재에서 석탄으로의 전환은 제철공정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혁명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사용할 목재가 없어 불가피했던 선택이라고 역설한다. 또 저자는 기술혁명 등이 경제구조 변화를 선도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해 새로운 기술혁신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는 기존 에너지원이 고갈되면서 불가피하게 생존을 위한 새로운 전환을 선택했고, 이를 원동력으로 삼아 기술적 진보를 이루었다. 현재 우리 중소벤처기업이 처한 상황도 더 이상 목재가 없어서 석탄을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야만 했던 그 시대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구조 변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 디지털 전환 및 기후변화 위기 등으로부터 파생된 탄소중립과 ESG 이슈들은 이러한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 현재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나가야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2022년 초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업들의 85.4% 이상은 사업 구조전환 대응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나 이에 대해 준비하는 기업은 26.9%에 불과했다. 중소벤처기업은 현 상황에 대해 대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여러가지 사유로 준비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필자가 기업현장 방문, 기업간담회 등을 통해 느낀 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업·노동·디지털 전환 원스톱 지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구조전환이 필요하나 준비가 안된 기업을 위해서 2021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과 협력해 경제구조 대전환을 위한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구조혁신 지원사업을 준비했다.

또한 산업·기업·노동자 관점에서 구조전환에 필요한 사항에 대해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준비가 결실을 맺어 올해 전국에 10개의 구조혁신센터를 개소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사업·노동·디지털 전환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진공은 중소벤처기업의 성공적인 구조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기업관점에 더해 근로자 영역까지 확대했다. 구조전환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재직 근로자 의견도 충분히 반영하고자 노동전환 고용안전 지원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의 기존 성장동력이 대부분 고갈된 상태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담보로 한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러한 위기에서 중진공은 중소벤처기업이 경제구조 대전환의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한 든든한 지원자이자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