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최호권 서울 영동포구청장

여의도에 55년만에 첫 공공 복합문화공간 생겼다

2026-06-01 13:00:02 게재

정비사업 ‘순풍’…문화체육 기반시설↑

주민들과 함께 어려움 극복, 변화 일궈

“여의도에 55년만에 처음으로 대형 공공문화시설이 생겼어요. 두달만에 전국에 소문이 났어요. 아직도 공공 수영장과 체육관은 없습니다.”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누구나 들으면 깜짝 놀란다”며 “역차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여의도에 아파트가 지어진 이후 처음 생긴 ‘브라이튼 도서관’ 이야기다. 책은 물론 음악과 휴식이 있는 공간으로 꾸몄고 국제금융도시 특성에 맞춰 영어 특화 공간과 원어민 영어 키즈카페를 도입했다.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도 비슷하다. 신길뉴타운 개발 이후 18년만에 들어선 대형 문화시설이다. 최 구청장은 “당초 도서관만 계획했는데 계속 추진이 안됐다”며 “주민들 의견을 반영해 수영장과 체육관을 갖춘 복합문화시설로 바꿔 삽을 떴다”고 설명했다. 주말이면 하루 2000여명이 찾는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했다.

◆규제 개선 건의, 정비사업 속도 = 1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민선 8기 초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16위 수준이던 도서관 수가 지금은 4위가 됐다. 눈에 띄게 늘어난 문화·체육 기반시설은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변화 중 하나다. 최호권 구청장은 “아파트만 지어서는 도시가 완성되지 않는다”며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도서관과 수영장, 아이 키우고 운동하고 쉬어갈 공간이 함께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주민 삶의 질이 높아지고 진짜 살기 좋은 도시가 된다.

최호권 구청장이 통합 신청사 조감도와 모형 앞에서 민선 8기 주요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영등포구 제공

여의도와 신길동뿐 아니다. 제2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문래 예술의전당, 영등포 제3스포츠센터, 서울시 첫 36홀 파크골프장, 공공수영장 9곳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2030년 준공 예정인 통합 신청사에도 북카페 어린이집 전망휴게실 등을 구상 중이다.

문화체육 기반시설 확대는 주민들이 ‘피부에 닿는 변화’로 꼽는 재건축·재개발과 닿아 있다. 기부채납으로 없던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영등포 전역에서 93개 사업이 동시에 추진 중이다. 구는 주민들 갈망을 반영해 민선 8기 초부터 재개발·재건축을 핵심 과제로 정하고 속도를 내는 데 집중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재개발·재건축 상담센터 두곳을 상설 운영하면서 법과 절차에 대해 쉽고 정확하게 안내했다. 조직 내에도 주거사업과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는 재개발사업과와 재건축사업과로 확대 개편했다.

무엇보다 준공업지역 용적률 상향, 사업지역 내 상가 비율 완화 등 규제 개선을 서울시에 적극 적의했다. 실제 조례 개정과 제도 보완으로 이어졌다. 최호권 구청장은 “민간 영역이지만 속도를 낼 수 있게끔 행정이 발빠르게 움직였다”며 “서울시 심의에서 통과되는 정비계획 중 20%가 영등포구라 ‘그만 좀 하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 지속돼야 = 지난 2022년 여름 대림동 신길동 문래동 일대에 시간당 최대 11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1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최호권 구청장을 비롯한 공무원뿐 아니라 군 장병과 주민 자원봉사자까지 모두 현장으로 뛰어나왔다. 그는 “연말까지 수해 극복과 함께 근본적인 침수대책에 집중했다”며 “안양천·도림천·한강이 만나는 지역은 ‘장화 없이는 살 수 없다’던 곳인데 이후 3년간 침수 피해가 ‘0건’이었다”고 말했다.

주민과 함께 만든 변화의 또다른 장면은 20년 넘게 가림막에 막혀 있던 문래동 자재창고를 꽃밭정원으로 바꾼 일이다. 꽃밭정원을 시작으로 지역 곳곳에 축구장 6개 규모인 4만㎡ 가량 정원을 조성했다. ‘쇳가루 날리는 낡은 구도심’을 ‘꽃향기 나는 젊고 활기찬 도시’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가 통했다.

최 구청장은 이와 함께 “영등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세웠다”고 자신한다. 미래교육재단이 중심에 있다. 현재 영등포 초등학생들은 반에서 과학잡지를 읽고 전국 83개 과학관과 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한다. 중학생까지는 국립과천과학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일본 츠쿠바 우주센터와 대만 티에스엠씨(TSMC) 본사 탐방 기회도 있다.

아쉬움도 남는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문래동 기계금속단지 통이전과 경부선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지정은 본궤도에 올려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풀릴 사안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당장 눈앞의 성과가 아니라 10년, 20년 뒤를 바라보며 묵묵히 심어온 변화의 씨앗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되고 주민들의 희망이 될 것”이라며 “주민들과 함께 추진해 온 수많은 변화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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