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의료법인에 공공의료 책무 주자

2024-07-03 13:00:01 게재

홍승권 록향의료재단 이사장

빠르게 늘어가는 노령인구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욕구(wants) 증가와 미충족 수요(unmets needs)로 인해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의료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곡물을 저장하기 위해 만든 굴뚝 모양의 ‘거대한 원통형 탑’사일로와 같이 의료계 내에서 전문과끼리 서로 담을 쌓고 각자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현상이 커져왔다.

자율성과 연대에 기반한 의료 실현

이를 허물고 국민을 위한 의료를 만들기 위해 공공의료가 더욱 절실하다. 공공산후조리, 공공임대주택, 공공기관 모두 퍼블릭(Public)이라는 영어 글자를 공공(公共)으로 번역하고 거기에 물체의 속성을 나타내주는 성(性)을 붙였다.

원래 영어 퍼블릭의 어원은 성숙함(pubes)이다. 개인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전체적인 입장에서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고 그 반대는 미성숙함 (privatus) 이다.

전문의 영역이 세분화되고 세분화된 영역별로 더 많은 의료인력들이 비필수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사적인 영역에서는 국내외적 환경 변화와 관련해 전문경영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추세로 변해가고 있다.

마침 서귀포에서는 민관협력의원 사용허가 입찰이 계속 유찰됐다. 그래서 의료법인이 임대 운영할 수 있는 관련 조례를 바꾼다는 소식이다. 재정적 지원도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의료의 공공성이라는 대안과 지향은 반영리화에 토대에서 커왔다. 하지만 건강과 보건의 영역이 확장되고 의료기술이 나날이 발달해 갈수록 공공의료 영역이 모호해져 가고 있다. 이런 시기의 공공의료 영역의 하드웨어적인 개념에서 기능적인 개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원래 공공성가치는 주로 ‘개인가치’와 ‘사회가치’의 틀로 분석한다. 개인가치는 자율성, 독립, 자아 표현, 자유, 자유주의, 세속적·합리적 가치를 중요 속성으로 지닌다. 사회가치는 연대성 공동체의식 참여 협력 평등 보편주의 만민평등주의 관용 신뢰 같은 특성을 갖는다.

그런데 공공의료는 어르신들이 보건소에 가서 한번씩 예방접종 좀 싸게 맞는다는 개념 밖에 없었다. 그런데 실제 유럽 등 선진국은 거의 90%가 공공의료다. 우리나라 공공의료는 의료기관 수는 5.7%, 병상 수로는 10%다. 이것은 단순히 의사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미래 공공의료 조정과 통합 필요

이제 근본적인 국가정책으로서 공공의료라는 깃발을 바로 세우고 전체 의료인과 시민단체,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우리 사회에서 이것을 어떻게 감당해 낼 것인가 하는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

민간부문 의존적 의료공급체계와 미흡한 공공보건의료 기반을 극복하기 위해 ‘소유’에서 ‘기능’ 중심으로 공공병원 공공의료의 개념을 변화시켜야 한다.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녹색병원 신천연합병원같은 민간이 설립한 의료기관 중 공익성과 비영리성을 대표하는 의료법인을 공공보건법인으로 전환시켜 공공성 강화를 이룰 수 있도록 법체계를 바꾸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의료법인 등의 역할과 기능 재정립으로 공공보건의료체계 기반을 강화하고 재정립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미래 공공의료부문의 조정과 통합이 절실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