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광산 활용한 자원순환 시장 급성장 …SK LG 고려아연 행보 주목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핵심광물 재활용 필수”
SK에코플랜트·LG화학 리사이클링사업 투자 확대
고려아연, 미국내 도시광산 네트워크 확보
최근 친환경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광물의 지속가능한 공급이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UN은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등 핵심광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국제적 협력을 통해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유럽연합(EU)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 확대하는 계획이 합의되면서, 이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가 주요 과제로 대두됐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 속에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도시광산 확대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 SK테스를 통해 전 세계 23개국 46개 거점을 확보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SK테스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연간 1만톤 규모의 최신 배터리 재활용 시설을 가동 중이며, 중국 옌청과 싱가포르에도 재활용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에는 한 해 동안 620만 개의 전자기기를 재활용하거나 재사용 처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LG화학은 29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재활용 기업 재영테크를 인수했으며, 충남 당진에 3100억원 규모의 플라스틱 열분해 공장을 건설 중이다. 또한 라이사이클(Li-Cycle)과 협력해 5000만달러를 투자하고 10년간 재활용 니켈을 확보했다.
세계 비철금속 1위 기업인 고려아연의 행보도 주목된다. 현재 연간 3만톤 수준인 재활용 동 제련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연간 15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세계 최대 도시광산인 미국과 유럽 시장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를 통해 미국과 유럽의 폐전자제품 수거·처리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아울러 카타만 인수와 로보원 투자로 자원순환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다.
3분기에는 8332톤의 동을 판매해 약 100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온산제련소는 글로벌 인증기관인 SGS로부터 100% 재활용 원료 사용 인증서를 획득했다. 고려아연은 한화솔루션과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MOU 체결, 해외 폐배터리 전처리·후처리 공장 건설 등을 통해 자원순환 사업을 다각화하며 글로벌 순환자원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EA가 전망한 대로 재활용 구리 공급이 2050년까지 전체 수요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도시광산 기반 생산능력 확대 전략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구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핵심광물 재활용 보고서’를 발간하고, 도시광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건설폐기물과 케이블 등 기존 제품의 수거율 향상, 재활용 의무화, 선별 시스템 개선, 재활용 금속을 생산하는 2차 제련소 투자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IEA는 구리 스크랩 발생량이 2023년 1600만톤에서 2030년 1900만톤, 2050년 2700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 구리 스크랩은 2030년에서 2050년 사이 3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의 유력매체인 이코노미스트는 전자폐기물의 인쇄회로기판(PCB) 1톤에서 약 150g의 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여기에 은 팔라듐 구리 등 귀금속을 포함하면 PCB 1톤당 약 2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2년 기준 전 세계에서 폐기되는 전자제품 약 6200만 톤 가운데 25% 미만이 정식으로 재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역으로 말하면 도시광산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얘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