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관광지 푸껫, 넘쳐나는 쓰레기로 몸살

2025-01-17 13:00:00 게재

하루 1천톤 이상 생겨나

매립지·소각장 용량 초과

태국 남부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푸껫이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깨끗한 해변과 아름다운 일몰로 유명한 이 섬의 한쪽에서 매일 쓰레기 트럭과 트랙터가 거대한 매립지로 쓰레기 더미를 옮기며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목격된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수파초크 라옹펫 푸껫 부시장은 푸껫에서 하루 약 1000톤 이상의 쓰레기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수파초크 부시장은 과도한 쓰레기로 인해 곧 푸껫 유일의 매립지가 수용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껫 통계청과 환경통제국에 따르면, 2022년 하루 평균 742톤이었던 쓰레기 발생량은 2023년 961톤으로, 2024년에는 1000톤 이상으로 늘어났다. 올해 말에는 하루 14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파초크 부시장은 “푸껫의 성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며 “관광과 건설 붐으로 인해 쓰레기양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푸껫은 태국 경제의 주요 동력인 관광 산업 덕에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 2024년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3550만명 중 약 1300만명이 푸껫을 찾았다. 20년 전 약 600만명 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기준으로 집계된 푸껫의 상주 인구는 41만 8000명이다.

섬의 사판힌(Saphan Hin)에 위치한 매립지 주변 주민들은 악취와 환경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인근 주민인 바싸나 토유는 매립지가 급격히 커키는 탓에 집에서 볼 수 있었던 산의 풍경이 사라져 버렸다고 토로했다. 바싸나는 “집 밖에서는 생활이 불가능해 집 안에만 머물러야 한다”며 “악취가 심해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공기청정기와 에어컨을 항상 가동해야 해 전기 요금이 두 배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푸껫에는 하루 약 900톤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 하나만이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쓰레기는 매립지로 보내지거나 처리되지 않은 채 쌓여 있다. 푸껫에서 재활용되는 쓰레기는 전체의 10%에 불과하며, 60%는 유기 폐기물이라고 환경통제국은 밝혔다.

푸껫 당국은 문제 해결을 위해 쓰레기 발생량을 6개월 내 15% 줄이고 매립지를 확장하며 새로운 소각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매립지 처리용량 확대와 소각장 확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부라파 대학교 폐기물 관리 조교수 파나테 마노마이비불은 “소각장을 계속 확장하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쓰레기 감축과 분리 배출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껫 시 당국은 지난해 무앙 지역 사막끼 삼콩 커뮤니티에서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쓰레기 은행’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김상범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