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2025 일본경제 안정과 불안요소
지난 1월 28일 사이타마현 야시오시 시내 교차로에 대형 싱크홀 함몰사고가 발생했다. 오래된 하수도 부식이 원인이다. 자연재해가 빈발해 이에 대처하는 능력도 강해져서 방재강국이라는 말을 듣는 일본이지만 인프라 노후로 발생하는 재해도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몰라 불안하다.
한편 지자체마다 해저드맵과 하수도관 지도를 공개하고 있어 이번에 사고 난 싱크홀로 이어진 하수도 망에 속한 가정집들은 스스로 하수 배출을 자제했다. 싱크홀에 빠진 트럭 운전사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다. 재해를 대하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은 세상 어디나 같을 것이다. 정치와 행정이 시스템을 통해 정보를 공개하고 대책을 실현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엔화 약세에 대응한 일본 정책금리 인상 새로운 불안요인
올해 일본의 시작은 안정과 불안의 교차로에 서 있다. 안정은 모두가 잘될 거라는 신뢰에 기초한다. 그런 신뢰를 주는 경제지표들도 많다. 실질임금 상승 기조 정착, 인플레 안정세, 설비투자 증가, 해외 관광객 유입 증가, 민간 소비 증가 같은 지표들이다. 도쿄 상점가들에 가보면 활력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인과 중국인을 포함해 넘쳐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흥성거린다. 한편 불안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위협이나 공정성 위기 또는 장래에 대한 신뢰 저하 같은 리스크에 영향을 받는다.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력 공급 부족, 지방 불균형, 금리인상, 해외 경기 위축, 미국 경기 불안 등은 불안요소들이다.
불안요소들을 좀더 들여다보자. 지난 1월 24일 일본은행이 물가안정과 엔화약세 대응을 위해 정책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렸다. 향후 1% 이상으로 추가 인상도 예상된다. 한국에 비하면 아주 낮은 금리 수준이지만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영향으로 정부의 10년물 국채금리가 1.2%로 오른 상황에서 더 오르고 주택대출 금리인상 등 생활경제에 영향이 클 것이다. GDP의 2배를 넘는 국채를 발행해 그 이자부담만 1년에 10조엔, 정부 작년 세출예산 112조엔의 9%였던 정부로서는 이자부담이 늘면 세금 인상, 보조금 축소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한 경기둔화를 예상하기도 한다. 미국 트럼프정부의 고관세 고금리 강달러 정책하에서 엔저상황(1달러 150~160엔)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 한편,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외환 수요가 줄어 약달러 엔고 상황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는 미일의 구매력 평가 환율인 1달러 100엔대로 엔고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체적으로는 연말 환율은 달러당 150엔대 또는 140엔대로 보는 것 같다.(2월 1일 환율 155엔)
일본경제는 엔저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으로 민생경제에 부담이 커졌지만 기업의 수출 확대로 수익개선을 반영한 주가상승이 있어 금융경제 측면에서는 엔저를 반겨왔다. 엔저는 일본경제에 양날의 칼인 셈이다. 엔 환율은 작년 1년간 10.6% 평가절하(달러당 141엔 →156엔)되었는데 주가는 19% 상승했다. 올해도 주가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주가를 보는가 물가를 보는가, 경제라는 야누스의 두 얼굴이다.
보호무역주의 시대 일본의 안정이 한국의 불안 되지 않도록 윈윈할 때
한편 세계가 보호무역으로 전환하는 흐름 속에 일본은 자국 중심의 공급망 안정과 기술 육성, 보호를 추구하는 정책에 먼저 뛰어들고 있다. 2022년에 ‘경제안전보장법’을 제정해 △중요물자 안정공급 △인프라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 △첨단중요기술 개발 △기밀기술 유출방지를 제도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축전지 중요광물 공작기계·로봇 등 12개 항목을 중요물자로 지정하고 해양 우주항공 사이버공간 반도체 축전지 바이오 분야 기술을 첨단중요기술로 지정해 육성과 보호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유사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보호주의는 대립을 낳는다. 일본의 안정이 한국의 불안이 되지 않도록 윈윈의 묘책이 필요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