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 동맹’으로 반도체 경쟁력 회복

2025-02-05 13:00:16 게재

이재용 회장, 올트먼·손정의와 회동

‘스타게이트’참여 등 AI사업 논의

소송 부담을 떨어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사업 경쟁력 회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 회장은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전격 회동을 갖고 인공지능(AI)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샘 올트먼-손정의, 삼성 이재용 회장과 ‘AI 회동’ 전세계적으로 AI 관련 개발 및 연구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한·미·일 대표 기업의 AI 회동이 4일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전자 이재용(왼쪽) 회장은 AI 인프로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 오픈 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3자 회동을 가졌다 사진은 이날 오픈AI-카카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샘 올트먼(가운데)과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3자 회동에 참석하는 손정의 회장(오른쪽). 사진 연합뉴스

전날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지 하루 만에 ‘한미일 AI 동맹’에 적극 나서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이번 회동은 이 회장의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첫 대외 행보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지 하루 만에 AI 업계 거물급 인사들과 만나며 글로벌 광폭 행보에 시동을 건 것으로 해석한다.

이날 회동은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오라클과 함께 추진하는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 AI 모델을 내놓은 상황에서 강력한 AI 생태계를 구축해 경쟁 우위를 유지하려는 3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오픈AI와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21일 오라클과 함께 AI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만들고 향후 4년간 5000억달러(약 718조억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 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소프트뱅크의 재정적 능력이 부족하다고 어깃장을 놓는 등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추진이 순탄치 않은 상황이었다. 또 딥시크 충격을 비롯한 중국발 AI 약진이 계속되면서 오픈AI의 생성형AI 주도권이 도전받고 있다.

이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이날 회동에서 올트만과 손 회장은 이재용 회장에서 스타케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해 얘기했다”며 “우리는 좋은 논의를 했고 더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스타케이트 프로젝트에 합류할 경우 AI 반도체 사업 경쟁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우선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AI 인프라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거래선을 늘릴 수 있다. 여기에 오픈AI가 추진하는 자체 AI칩 확보 사업에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 가능성이 있다.

올트먼 CEO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트먼 CEO는 앞서 지난해 1월 방한 당시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경계현 당시 DS 부문장(사장)을 비롯한 사업부장들과 만나기도 했다. 당시 AI 반도체 생산 공동 투자, 파운드리 협업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회동에 동석한 르네하스 Arm CEO는 개발 중인 AI 반도체에 삼성 파운드리를 이용할지를 묻자 “삼성은 훌륭한 파트너다. 그것 외에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Arm은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 자산(IP) 회사다. Arm 역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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