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조기대선’ 선 긋지만…걸음 빨라진 오세훈·홍준표·한동훈

2025-02-10 13:00:34 게재

오, 이번 주 의원들과 ‘개헌 토론회’

홍, 지지층 결집 주력 … 김, MB 예방

한, 이달 중 정치권 복귀 전망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등 국민의힘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정치인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오 시장은 오는 12일 국회에서 지방분권을 주제로 개헌 토론회를 연다. 오 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국회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특히 이번 토론회를 앞두고 당내 의원들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여권 내에선 이를 두고 오 시장이 사실상 대선후보 경선을 염두에 두고 세력화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일찌감치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와 언론 인터뷰 등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헌법재판소의 편향성 논란 등을 공격하면서 보수성향 지지자 결집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홍 시장은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이 대표를 잡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자신이 여권의 유일한 ‘이재명 대항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설 연휴를 전후로 당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물론, 여야 정치 원로들과 잇따라 만나고 있다. 이달 중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한계 인사들은 최근 ‘언더73’(1973년생 이하 정치인) 모임을 결성하고 공식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한 전 대표를 지원 사격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달 22일 “나는 늘 대선에 도전할 꿈을 갖고 있던 사람이고 버리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대선 출마를 시사한 상태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유 전 의원은 ‘쇄신 이미지’와 ‘중도 확장성’을 앞세우고 있다.

마찬가지로 탄핵에 찬성했던 안철수 의원은 중도 확장성과 함께 IT 기업가 출신의 전문성을 앞세워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당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 특위’ 위원장을 맡아 중국 AI ‘딥시크 쇼크’ 국면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등 신산업 관련 미래 비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론조사에서 여권 주자 중 선두로 나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경우 대권 도전에 대해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현직 국무위원인 데다, 김 장관에 대한 지지층이 주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신중한 태도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을 찾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물밑에서는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준비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회동은 새해 인사 차원에서 김 장관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적 성향과 입지가 다르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개헌론’이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을 계기로 개헌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개헌에 침묵하고 있는 이 대표와 대비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연합뉴스 류미나 안채원 조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