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박에 TSMC “미에 145조원 신규투자”

2025-03-04 13:00:30 게재

“미국서 안만들면 관세”

“최고 AI칩 미국서 생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향후 4년 동안 미국 내 반도체 공장에 1000억달러(약 145조9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압박한 가운데 나온 행보다.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3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이같이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TSMC가 최첨단 반도체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미국에 단기간에 최소 1000억달러를 새로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인공지능) 칩이 미국에서 만들어지길 원했다”면서 “그(웨이저자)의 기업이 만드는 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규 투자는 애리조나주에 5개의 제조시설을 건설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면서 “이는 수천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오늘 발표로 TSMC의 대미국 투자는 모두 1650억달러가 된다. 이것은 미국 및 TSMC에 엄청난 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바로 이곳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며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을 TSMC가 만들 것”이라면서 “이것은 경제 안보는 물론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말했다.

웨이 회장은 “애리조나에 투자한 650억달러에 추가로 100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임을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이미 짓기로 한 3개의 팹(반도체 제조공장)에 더해 3개의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또 다른 2~3개 또는 1개의 패키징 공장 등 5개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했다. 웨이 회장은 또 “가장 중요한 연구개발(R&D) 센터도 애리조나에 건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TSMC의 투자 발표 행사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바이든 정부에서 TSMC는 60억달러의 보조금을 받았으며 이는 그들이 650억달러를 투자하도록 촉진했다”면서 “미국은 TSMC가 이곳에 (공장을) 짓도록 그 돈(투자 예정 금액)의 10%를 줬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TSMC가 이번에 미국에 투자한 것은 보조금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그들은 관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 온 것”이라면서 “지금 여러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힘을 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혼다 및 애플 등의 최근 투자 발표를 거론한 뒤 “다른 많은 회사들이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미국에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없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생산해야 관세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언급한 뒤 “그것이 정확히 웨이 회장이 하는 일”이라면서 “만약 대만에서 만들고 미국으로 보낸다면 25%나 30%, 50% 등 어떤 수치가 됐든지 간에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며 그것은 계속 올라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웨이 회장은 게임에서 훨씬 앞서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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