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안보위해 최대 원전 바치나

2025-03-20 13:00:03 게재

트럼프-젤렌스키 통화서 미 소유 언급 … 에너지 인프라 ‘30일 휴전’ 후속 논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공보비서관이 3월 19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일일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미국의 정보공유를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신 우크라이나 소유의 원전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아주 좋은 통화를 막 마쳤다”며 “통화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전날 이뤄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설명하면서 전쟁 종식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 및 정보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받았다고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번 통화에서는 30일간 에너지 및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부분적인 휴전 합의가 중요하게 논의됐다.

이를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추가로 미국에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공 시스템을 찾기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유럽 내에서 가능성 있는 시스템을 찾을 것이며, 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력 공급망과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전력 및 유틸리티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원전을 소유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보호와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도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정보 공유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하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전화통화 과정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과 정보지원을 중단하라는 푸틴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30일 휴전안의 구체 내용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는 약간의 차이를 드러냈다.

백악관은 ‘에너지 및 인프라’ 분야에서 휴전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발표한 반면, 크렘린궁은 ‘에너지 인프라’만 포함된 휴전이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에너지 인프라에 대해서만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으며, 다른 인프라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명확히 했다. 이에 반해 백악관 레빗 대변인은 “백악관이 제공한 설명자료를 따르라고 하고 싶다. 그것이 우리의 이해이고 진실이다”라고 말했다.

가까스로 합의한 30일 휴전안이 아직은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리는 휴전의 세부 사항을 들은 후 답변을 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휴전안을 지킨다면 우크라이나도 지킬 것”이라고 말했고, 다음날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가 성사됐다.

이를 통해 미국의 무기와 정보를 다시 지원받기로 했지만 원전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다. 더욱이 무기와 정보를 제공하지 말아 달라는 푸틴의 제안을 트럼프가 외면한 만큼 러시아의 불만도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의 핵심 에너지 인프라를 미국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전쟁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원전이 중요한 협상 카드로 떠오르고 있으며, 미국이 이를 실질적으로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주권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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