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대입 수시, 면접·논술 영향력 커진다

2025-05-02 13:00:02 게재

대학들, 면접 확대 논술전형 부활 나서 … 최저기준·추천인원 변화도 눈길

2026학년 대입은 의대 정원 변동, 무전공 확대, 자연계열 학생들이 사회탐구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사탐런' 가속화 등 여러 이슈가 있다. 고3 수험생 증가로 경쟁률 상승도 예상된다. 그 밖에도 대학에 따라 전형 요소를 변경하거나 전형을 신설 또는 폐지하는 곳도 있다.

지난해 고려대 상명대 등에 이어 2026학년에는 국민대가 논술전형을 새롭게 운영한다. 230명을 선발하며 논술고사는 교과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양대와 이화여대 의예과, 경북대 약학과 등은 논술전형 선발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의약학계열 논술전형 모집 인원이 증가했다, 대학별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폐지하거나 완화한 곳도 상당하다. 이 같은 전형 변화는 경쟁률뿐 아니라 합격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눈여겨봐야 한다. 2026학년 수시전형의 주요 변화를 짚어봤다.

지역균형전형을 운영하는 대학들이 2026학년도 입시에서 추천 인원 제한을 완화하고 최저학력기준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전형 지원 시 이러한 변화 요인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교과전형 중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 하는 지역균형전형은 대부분 교과 100%로 선발하지만 일부 대학은 면접이나 서류 평가를 함께 반영한다.

2025학년 대입에서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이 교과전형에서 서류 평가를 반영했는데 2026학년에는 서울시립대도 이에 합류했다.

◆교과전형 지원 전략 마련 시급 = 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으로는 가천대 경인교대 서울교대 수원대 등이 있다. 2025학년에 면접을 실시했던 이화여대는 올해부터 면접을 폐지하고 교과 100%와 최저 기준을 적용해 선발하기로 했다.

최저학력기준에도 변화가 있다. 강남대 덕성여대 이화여대는 2026학년에 최저 기준을 신설했으나 상명대는 폐지했다. 고려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국민대(인문) 숭실대 경인교대 등은 최저 기준을 완화했다.

고려대는 의과대학을 제외한 모집 단위의 최저 기준을 ‘국어 영어 수학 탐구(2과목 평균) 중 3개 등급 합 7 이내’에서 ‘국어 영어 수학 탐구(상위 1과목) 중 3개 등급 합 7 이내’로 변경했다. 서울시립대도 ‘3합 7’에서 ‘3합 8’로 완화했다.

추천 인원이나 자격에 변화를 준 대학도 있다. 경희대는 2025학년까지 졸업 예정자만 지원할 수 있었지만 2026학년에는 2024년 2월 이후 졸업(예정)자로 지원 자격을 확대했으며 고3 재적 인원의 5%만 지원할 수 있었던 학교장 추천 인원도 제한을 풀었다. 서울시립대도 학교장 추천 인원을 10명에서 20명으로 확대했다.

정제원 서울 숭의여고 교사는 “2025학년과 비교해 추천 기준, 인원, 전형 방법, 최저 기준 적용 여부를 변경한 대학은 2026 입시 결과에 영향을 준다”며 “지원 자격, 전년도 합격선이나 경쟁률을 참고할 땐 변화 요인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종합전형, 성균관대·한양대 등 면접형 확대 = 2026학년도 대입에서 주요 대학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면접을 확대하고 반영 비율을 높이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성균관대와 한양대 등이 면접형 전형을 대폭 확대하면서 수험생들의 면접 준비가 더욱 중요해졌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대학에 따라 서류 100%로 선발하거나 1단계 서류에서 일정 인원을 선발한 뒤 2단계 면접을 보는 면접형으로 구분된다. 면접 비율이 높은 대학은 최종 합격자를 가르는 데 면접의 영향력이 크므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성균관대는 탐구형에서 선발하던 의예과 자유전공계열 사범대학 모집 단위 등을 올해에는 ‘면접형 성균인재’로 분리해 선발한다. 이화여대도 서류 100%로 평가하던 미래인재전형을 ‘미래인재-서류형’으로 변경하고 ‘미래인재-면접형’을 신설했다.

한양대 역시 사범대학만 선발했던 면접형에 10개의 공과대학 모집 단위와 한양인터칼리지학부 등을 추가한다. 면접 비율도 20%에서 30%로 확대했다. 면접 유형도 모집 단위에 따라 다르다. 사범대학은 학생부 기반 면접을, 공과대학과 한양인터칼리지학부는 제시문 및 학생부 기반 면접을 실시한다.

중앙대는 서류 100%로 선발하는 CAU융합형인재전형에서 의과대학은 단계별 전형으로 변경해 2단계에서 면접 30%를 반영한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올해 여러 대학이 면접을 신설하거나 비율을 높였는데 앞으로 면접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며 “면접을 통해 학생부 기록을 보완할 뿐 아니라 학생부와 수능의 약화한 변별력을 보완할 요소로 면접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면접 반영 비율이 40% 이상인 대학(전형)도 꽤 많다. 가천대(가천의약학/가천바람개비), 고려대(계열적합) 광운대(참빛인재Ⅰ면접형/소프트웨어우수인재) 덕성여대(덕성인재Ⅱ), 동덕여대(동덕창의리더) 서울교대(교직인성우수자) 서울대(일반) 서울시립대(학생부종합Ⅰ) 서울여대(바롬인재면접/SW융합인재) 성신여대(자기주도인재) 숙명여대(숙명인재면접형/소프트웨어인재) 숭실대(SSU미래인재) 연세대(활동우수형, 국제형_국내고) 한국공학대(창의인재면접) 한국외대(학생부종합 면접형) 등이다.

그 밖에도 경희대는 최저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던 네오르네상스에서 2026학년에는 의·치·한·약계열에 한해 국·수·영·탐(2과목 평균) 3개 등급 합 4 이내, 한국사 5등급 이내의 최저 기준을 적용한다.

◆논술전형 1만2559명 선발 확대 = 논술전형이 2026학년도 대입에서 더욱 확대되고 경쟁률도 상승할 전망이다. 전년에 비해 349명이 증가한 1만2559명을 선발하며 국민대 신설과 의학계열 확대가 주요 변화로 나타났다.

2025학년에 고려대가 논술전형을 부활하면서 논술전형 경쟁률은 2024학년에 비해 상승했다. 연세대(2024학년 인문 76.47:1→2025학년 77.82:1/자연 29.46:1→40.02:1) 고려대(인문 68.29:1/자연 61.84:1) 한양대(인문 139.41→152.86:1/자연 101.55:1→152.86:1) 등이었다.

올해는 국민대가 교과형 논술로 230명, 강남대가 359명을 선발해 관심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국민대는 논술 100%, 강남대는 논술 80%+학생부 20%로 선발한다.

또한 단국대 한양대와 이화여대가 논술전형에서 의예과 논술을, 단국대 치의예과, 경북대와 덕성여대가 약대 논술을 각각 신설했다. 연세대(미래)는 의예과 논술에서 과학 논술을 폐지하고 수리 논술만 본다. 전반적으로 변화가 큰 셈이다.

이 소장은 “대입 전형 간소화로 논술전형이 축소됐다가 최근 소폭 증가하는 분위기”라며 “올해도 논술전형의 경쟁률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논술전형은 논술고사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올해 삼육대 서강대 성신여대 등이 논술 100%로 선발하는 대학에 합류했고, 광운대 서울시립대는 논술 비율을 70%에서 80%로 확대했다.

최저 기준 충족 여부와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서울 주요 대학 중에는 연세대와 서울시립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학이 최저 기준을 적용한다.

특히 한양대는 작년에 한양인터칼리지학부에 한해 최저 기준을 적용했는데 올해는 전체 모집 단위로 확대했다. 이화여대는 인문 계열의 최저 기준을 ‘3합 6’에서 ‘2합 5’로 완화했다.

◆연세대·성균관대 등 신설 학과 눈길 = 2026학년도 대입에서 연세대 진리자유학부, 세종대 국방AI로봇융합공학과, 성균관대 배터리공학과 등 신설학과가 첫 선을 보인다. 특히 채용연계형 계약학과가 확대되면서 학생들의 진로 선택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연세대 진리자유학부는 계열 구분 없이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무전공 유형1에 해당한다. 모집 인원이 262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연세대 진리자유학부는 수시에선 교과전형 40명, 활동우수형(종합전형) 51명, 논술 24명 등 115명을, 정시(가군)에선 149명을 선발한다. 참고로 고려대 학부대학은 정시 다군에서 선발한다.

정 교사는 “2025 대입에선 무전공학과의 합격선이 어느 정도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만큼 떨어지지 않았다”며 “연세대 진리자유학부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세종대 국방AI로봇융합공학과는 해병대와 협약해 신설한 군 관련 학과다. 성균관대 배터리공학과는 삼성SDI와 협약해 신설한 채용형 계약학과다. 배터리공학과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배터리와 관련해 폭넓게 공부하는 학과이다. 국내 학부 과정에 배터리 분야 채용형 계약학과가 설립된 건 처음이다.

성균관대 배터리공학과 등의 계약학과는 산업체나 국가기관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설계된 학과다. 입학생에게 학비와 장학금을 풍부하게 지원해줄 뿐만 아니라, 기숙사 입사나 해외연수 등 각종 혜택도 부여된다.

2026 첨단 분야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는 총 13개교 18개 학과로 모집 인원은 780명이다. 2026학년 모집 인원인 780명 중 수시에서만 600명가량 선발해 수시의 비중이 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이공계 특성화대학은 90% 가까이 수시에서 선발하고 일반대학은 대략 수시 70%, 정시 30%의 비율로 뽑는다.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은 종합전형이다. 채용형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모든 대학이 종합전형으로 선발하며 교과전형으로 선발하는 대학은 가천대 서강대 연세대 한양대 정도다. 숭실대는 유일하게 특기자전형으로도 선발하는데 숭실대가 인정하는 정보보안 관련 대회에서 입상해야 지원할 수 있다.

김기수 기자·민경순 내일교육 리포터 hellel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