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디지털지도 전쟁과 디지털주권

2025-05-26 13:00:01 게재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드론, 디지털 트윈 등 첨단기술이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AI는 단순 보조를 넘어 ‘에이전트’로 진화하며 자율주행과 스마트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한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를 가상공간에 실시간 재현해 제조업 건설 도시계획 에너지 등에서 효율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한다. 초정밀 지도데이터는 이 모든 혁신의 기반이다.

실제로 국내 정밀지도시장은 2025년 4153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31.7%의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율주행시장을 필두로 전자지도는 인공지능, 드론, 스마트시티, 물류, 부동산, 국방 등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으로 자리잡았다.

전자지도가 바꾸는 산업 생태계

전자지도는 현대산업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AI와 데이터분석 분야에서는 위치기반데이터와 공간정보를 통해 다양한 예측 최적화 자동화 서비스가 구현된다. 자율주행차는 고정밀 디지털지도를 기반으로 차량의 위치 파악, 경로 계획, 장애물 회피 등 안전한 주행을 실현한다.

드론산업 역시 배송 물류 감시 시설점검 농업 등에서 드론의 자동 비행경로 설정과 실시간 위치추적에 전자지도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는 고정밀 디지털지도를 기반으로 차량의 위치 파악, 경로 계획, 장애물 회피 등 안전주행을 실현한다. 배송 물류 등에 쓰일 드론의 자동 비행경로 설정과 실시간 위치추적에도 전자지도가 필수적이다.

전자지도가 들어가는 산업군은 대한민국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글로벌 컨설팅사 PwC의 2035년 기준 첨단기술군 경제적 영향 추정에 따르면 AI,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 로봇, 물류자동화 등 관련 기술군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8~10% 수준에 달한다. 실제로 2023년 국내 배달·물류시장은 35조원을 돌파했다. 이중 상당 부분이 실시간 위치기반 전자지도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부동산정보플랫폼 역시 연 매출 1조원에 육박하며 전자지도 기반 서비스가 산업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견인하고 있다.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대한민국 고정밀 지도데이터를 집요하게 해외로 반출하려 한다. 표면적으로는 ‘관광객 편의’를 내세우지만 실제 목적은 신산업과 서비스 독점, 그리고 글로벌시장 지배력 강화에 있다. 구글은 일본에서 동해를 ‘일본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며 대한민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에 대해 반복적으로 지도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요구하고 있다.

지도데이터 유출은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니다. 고정밀 지도에는 국가 인프라와 안보시설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유출 시 국가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된다. 우크라이나전쟁에서 구글 맵의 군사시설 노출 사례는 디지털지도가 실제 전장에 미치는 파괴력을 보여준다. 국내 조사에서도 구글지도에는 군사기지 120개가 모두 노출된 반면 네이버·카카오는 보안시설 정보를 완전히 차단한다. 미국 유럽연합 등도 자국 지도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지도 패권’을 노리는 글로벌 IT 공룡의 그림자

차기정부는 디지털주권 보호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야 한다. 고정밀 지도와 공간정보의 보호·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국내 개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기반 공간정보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디지털 안전성 및 지도기반의 찾아가는 민생지원’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

디지털지도는 더 이상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안보, 산업, 주권이 걸린 현재와 미래의 전장이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디지털지도 전쟁’의 본질을 직시하고, 우리 영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한 결연한 의지를 가져야 할 때다.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