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호국보훈의 달, 안양 자유공원과 의왕 갈미한글공원에서 호국영령을 기리다

2025-06-12 13:23:27 게재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시기이다. 경기도 안양시와 의왕시에는 이러한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현충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역사와 만날 수 있는 두 공원을 소개한다.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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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자유공원, 항일운동가의 숨결이 살아있는 공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위치한 자유공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항일운동가들의 정신을 기리는 현충시설로 의미를 더한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항일애국지사 이재천·이재현 형제의 추모상이다. 형 이재천 지사는 독립운동 조직을 결성하고 항일투쟁 월간지 ‘새싹’을 발간하며 활동하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생 이재현 지사는 만주에서 김구 선생의 지도 아래 광복군 장병 훈련을 맡으며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또한, 공원 내에는 원태우 의사와 한항길 선생의 추모상도 자리하고 있다. 원태우 의사는 1905년 서리재고개(현재의 안양육교)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돌을 던져 상처를 입히고, 구금되어 고문으로 인해 불구의 몸이 되었다. 한항길 선생은 일제강점기 고등학교(현재의 경기고) 재학생 신분으로 3.1운동에 참가하였고, 학생들을 규합하여 독립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서대문형무소에서 3년간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다. 그들의 희생을 기리는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외에도 ‘6·25 참전공적비’와 대한민국 해병대가 사용하던 상륙장갑차가 전시되어 있어, 전쟁의 참상을 되새기고 평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자유공원은 평촌신도시 내 산림지역을 활용하여 자연과 함께 시민들이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곳으로, 공원 내에는 어린이 교통공원, 어린이 놀이터, 인조잔디축구장, 론볼링장, 약수터, 평촌아트홀 등이 갖추어져 있어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찾고 있다. 특히, 인조잔디로 조성된 축구장은 300석의 관람석과 조명탑을 갖추고 있어 야간 경기나 행사가 가능하다. 또한, 공원 내에는 자작나무 등 30종의 조경수목과 넓은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이나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적합한 곳이다. 자유공원내 한 켠에 있는 자유센터에는 갈산 작은도서관도 있고, 평촌아트홀 1층에는 아트림 카페가 운영되고 있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자유공원 내 정자에서는 바둑 삼매경에 빠진 어르신들을 볼 수 있고, 자유공원 주변 갈산둘레길에는 맨발로 흙길를 걷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국보훈의 달을 맞아 자녀들과 함께 자유공원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현충 시설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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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 갈미한글공원: 한글과 호국정신이 어우러진 공간

의왕시 내손동 계원예대 뒤편 모락산 자락에 위치한 갈미한글공원은 국어학자 이희승 박사의 출생지를 기념하여 조성된 공원으로, 한글의 아름다움과 독립운동의 정신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공원 내에는 한글을 주제로 한 다양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산책을 하며 자연스럽게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체험할 수 있다. 한글공원은 모락산을 지척에 두고 푸르른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어 사계절별로 다른 풍경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곳곳에 자연과 한글 디자인의 조형물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넓은 잔디밭과 동산이 있어 산책하며 거닐기에도 적합하다. 한글날에는 의왕시 주민들과 함께 하는 공연, 이벤트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3년에는 ‘6·25 참전유공자 기념비’가 새롭게 건립되어,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글공원 맞은편 계원대 후문 주차장 한 켠에 위치한 6·25 참전 유공자 기념비 하단에는 참전유공자의 이름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고, 유엔군으로 참여한 9개 국가의 국기가 새겨진 돌판도 볼 수 있다.

계원예대 정문 앞에는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에서 공훈을 세워 국가로부터 훈장을 수여 받은 무공수훈자들을 기리는 ‘호국 무공수훈자 공적비’도 만날 수 있다. 공적비 옆에는 ‘6·25전쟁 전투현장 알림판’이 세워져 있어, 6·25 전쟁 모락산 전투 시 사망한 전사자들의 유해발굴 현황과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아직 끝나지 않은 6·25 전쟁을 실감하게 한다.

계원예대에서 한글공원주변에는 모락산 등산로와 손골마을 먹거리촌이 어우러져 있어 가족 나들이에도 안성마춤이다. 한글공원에서 모락산 터널 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모락산 맑은숲 공원이 있고, 터널을 지나 내려가면 백운호수를 만날 수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곳에서 호국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이처럼 안양시 자유공원과 의왕시 갈미한글공원은 단순한 공원을 넘어,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릴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 가족과 함께 나들이겸 방문하여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