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국힘 쇄신…8월 전대 갈림길될 듯
김용태발 쇄신 논의 제자리 전대, 대선 경선 시즌2 예고
6.3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의 쇄신 논의가 사실상 멈춰 섰다. 김용태 비대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쇄신을 놓고 딴소리만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당내에서는 8월 전당대회 결과에 ‘쇄신의 운명’이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지는 흐름이다.
오는 30일 임기 만료를 앞둔 김 비대위원장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과정 당무감사 개혁안 등 쇄신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12.3계엄→탄핵 반대→대선 패배라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윤(윤석열)에 의해 초래된 ‘흑역사’를 바로잡는 최소한의 조치라는 입장이다. 친한(한동훈)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한다.
하지만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과 친한의 문제의식에 동조하지 않고 있다. 자신이 주도하는 혁신위를 띄워서 쇄신안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친윤은 송 원내대표 입장을 지지한다. 김 비대위원장의 쇄신안은 당의 분열을 부추길 뿐이라는 반박이다.
결과적으로 김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쇄신안은 30일까지 추진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송 원내대표의 혁신위도 30일 이전에 출범하기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 비대위원장과 친한이 동참하지 않는 ‘반쪽’ 혁신위를 띄워봐야 무게가 실리지 않기 때문이다. 송 원내대표는 30일 이후 자신이 대표 권한대행을 맡으면 비로소 혁신위를 띄울 것으로 보이지만, 8월 전당대회 이전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국민의힘 쇄신의 운명은 8월 전당대회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새 대표가 누가 되는지에 따라 쇄신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란 얘기다.
8월 전당대회에는 김문수 전 노동부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선후보로 나섰지만 패했던 김 전 장관은 ‘한동훈 체제’를 결사적으로 막으려는 친윤의 지원사격을 받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한 전 대표는 보수 쇄신의 명분을 앞세워 출마가 유력시된다. 친한 내부에서도 출마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지만, 출마에 무게가 실렸다는 관측이다. 안 의원은 최근 8명의 특별보좌관을 임명한 데 이어 전국 민생투어를 시작했다. 사실상 당권 도전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대선 경선에 나섰던 주자들이 8월 전당대회에서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찬탄파(탄핵 찬성) 대 반탄파(탄핵 반대) 대결’로 치러진 경선 구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당대회가 사실상 대선 경선 시즌2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