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보험금청구권 신탁’ 600건 돌파

2025-06-26 13:00:01 게재

5개월 만에 두배 증가

삼성생명이 5월말을 기준으로 보험금청구권 신탁 누적 계약 600건을 넘어섰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240건에서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말 누적 금액은 1000억원이었지만 5월 말에는 2300억원을 기록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사망보험금을 유족에게 일시에 지급하는 대신, 고객이 미리 설정한 조건과 시점에 따라 지급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삼성생명이 계약 내용을 살펴본 결과 고객 연령층은 4050 세대가 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60대 이상 비중도 25%에 달했다. 평균 계약금액은 3.8억원 수준이다. 1억~3억원 구간이 41%로 가장 많았고, 3억~10억원이 23%, 10억원 이상은 9%로 확인됐다. 수익자 지정은 자녀가 59%로 가장 많고, 배우자 21%, 손자녀는 3%다. 직계존속(부모)도 17%로 집계됐다. 손자녀를 수익자로 지정한 비중은 작았지만 지정 계약 평균 금액은 6.4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고객들의 신탁 설정은 다양하다. 한 70대 법조인은 손자에게 매달 300만원씩 지급되도록 15억원 규모의 신탁을 설정했다. 50대 여성은 외동딸이 ‘자신을 기억하길 바란다’며 사망 후에 매년 2000만원이 지급되도록 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또 다른 50대는 ‘자녀들이 스스로 자산을 키워 가기를 바란다’며 매년 4000만원씩 지급되도록 신탁을 설계했다.

고령의 자산가들이 치매를 앓게 되면 자산 처분이나 상속·증여 전반에 문제가 생긴다. 이런 ‘치매 머니’는 가족간의 분쟁은 물론 경제 흐름에 도움되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신탁 활성화는 치매 머니 대응책으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단순한 자산 이전 수단을 넘어, 생전에 가족을 향한 의지를 실현하고 삶의 가치를 전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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