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경제기여액 359조원 ‘국내 1위’
협력사 대금·임직원 급여·정부 세금·주주 배당 등 성과, 확산
‘K-자동차’ 직·간접 고용 150만명 … 생산-고용-투자 촉진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이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장 앞에 현대자동차그룹이 있다. 현대차그룹의 2024년 경제기여액은 359조원으로 국내 그룹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K-자동차,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 =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한국 자동차산업 수출의 생산유발액은 2365억달러에 달했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 중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수출의 생산유발효과는 한 산업이 해외에 제품을 수출할 때 그 제품을 만들기 위해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생산 활동이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출의 생산유발효과가 큰 산업은 연관 산업의 국내 생산을 활발히 증가시키고, 이에 따른 고용 및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인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생산유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13.8%에서 지난해 18.2%로 크게 증가했다.
2024년 완성차 수출은 708억달러를 기록하며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요둔화에도 2년 연속 700억달러를 돌파했다. 자동차부품을 포함한 ‘K-자동차’ 전체 수출 역시 역대 최대인 2023년의 938억달러에 근접한 933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727억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의 1.4배를 웃도는 성과다.
K-자동차는 일자리 측면에서도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한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의 직·간접 고용인원은 약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 전체 취업자 수의 약 2.6배에 이른다.
◆전국 고르게 분포된 생산시설 ‘균형발전’ = 자동차산업은 전국에 고르게 분포된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현지 투자를 통한 지역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2023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는 수도권에 82%, 조선은 동남권에 80%가 집중된 반면 자동차산업은 △동남권 35% △수도권 29% △충청권 16% △호남권 11% △대구경북권 9% 등 생산이 전국에 걸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이와 함께 생산(통계청 기준)은 2023년 기준 전체 제조업의 14.5%, 부가가치는 12.1%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수는 2022년 기준 42조원으로 같은 해 국가 R&D 예산의 1.4배에 달하는 등 K-자동차는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차·기아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합산 판매량 723만대를 기록하며 3년 연속 글로벌 ‘빅3’에 올랐다. 세계 최고 권위의 자동차 분야 상인 ‘세계 올해의 차(WCOTY)’에는 최근 6년간 다섯 차례 선정되며 제품 경쟁력을 입증해 오고 있다.
자동차부품 산업 또한 약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가 발표한 직전 연도 매출 기준 글로벌 100대 부품사 순위에는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국내 기업 10곳이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국내에 신규 생산시설 및 물류거점 등을 확보하며 성장기반 강화에 힘쓰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광명 EVO Plant(이보 플랜트)’를 완공해 EV3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화성 EVO Plant’를 완공하고 PBV 생산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울산 EV 전용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경북 경주에 대규모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했다.
◆현대차 기여액, 100대 기업내 비중 22.3% = 기업데이터연구소인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공기업·금융사 제외)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024년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국내 그룹 중 현대차그룹(9개사)의 경제기여액이 359조4384억원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경제기여액이 100대 기업 전체 경제기여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1.8%에서 2024년 22.3%로 0.5%p 상승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제기여액은 구체적으로 △협력사(거래대금) 306조6295억원 △임직원(급여 등) 34조595억원 △정부(세금 등) 9조2613억원 △주주(배당 등) 7조5808억원 △채권자(이자) 1조 5994억원 △사회(기부금) 3078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차그룹 9개 회사의 개별 경제기여액은 △현대차 115조2187억원 △기아 86조5890억원 △현대모비스 52조1965억원 △현대건설 30조2921억원 △현대글로비스 25조4479억원 △현대제철 15조4795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5조170억원 △현대트랜시스 11조7964억원 △현대위아 7조401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강남훈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 회장은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의 산업”이라며 “지금과 같은 전환기에는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곧 국가 제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