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 최고치 경신

2025-06-30 13:00:01 게재

기상청 ‘2024 지구대기감시보고서’ … 안면도 연간 증가폭 최근 10년 새 2번째로 높아

서울에서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난 가운데 지난해 한반도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이다.

30일 기상청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 지구대기감시보고서’를 발표했다. 2024년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안면도에서 430.7ppm, 고산과 울릉도에서 각각 429.0ppm, 428.0ppm을 기록하며 3개 지점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안면도의 경우는 2023년보다 3.1ppm 증가한 수치로 최근 10년(2015~2024년) 기간 중 두 번째로 큰 연간 증가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해양대기청에서 올해 4월 발표한 2024년 전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422.8ppm이다. 이는 전년 대비 3.4ppm 상승한 수치로 최근 10년(2014~2023년) 농도 증가율(2.4 ppm/yaer)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연간 증가폭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지난해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29일 서울 마포구 난지 한강공원 물놀이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장면. 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우리나라 안면도 고산 울릉도의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모두 전지구 평균값보다 높다. 식생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름철에 최솟값을 보이며 그 직전 봄철까지 최댓값을 나타낸다.

여름은 식물이 광합성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계절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산소를 만들어낸다. 배경농도는 관측지점 주변의 인위적 및 자연적 배출과 소멸의 국지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균질하게 혼합된 대기 상태에서의 측정된 농도다.

기상청은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 지구대기감시프로그램(WMO/GAW)의 우리나라 대표 기관이다. 1997년부터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등 기후변화 원인 물질을 총 3개 지점(안면도 고산 울릉도독도)에서 관측 중이다.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육불화황(SF₆) 배경농도 역시 3개 지점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메탄은 안면도에서 2030ppb로 전년 대비 5ppb 증가했다. 고산은 2010ppb로 전년 대비 7ppb 늘었다. 울릉도의 경우 2022ppb로 전년 대비 12ppb 상승했다.

아산화질소는 안면도에서 339.6ppb로 전년 대비 0.9ppb 증가했다. 고산에서는 339.8ppb로 전년 대비 1.6ppb 상승했다. 울릉도 역시 339.0ppb로 전년 대비 1.2ppb 늘었다.

육불화황은 고산에서 12.2ppt로 전년 대비 0.5ppt 증가했다. 울릉도에서는 12.3ppt로 전년 대비 0.5ppt 늘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한반도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공간분포는 수도권을 포함한 인구 밀집지역 또는 대규모 산업단지에서 높은 농도 분포특성을 보인다”며 “메탄의 경우 농경지 및 축사 지역에서도 농도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배출량은 요소별 고농도 발생 지역과 상당히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맛비가 주춤한 가운데 폭염과 열대야는 이번 주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기상청은 “당분간 기온이 평년(최저 19~21℃, 최고 25~29℃)보다 높겠다”며 “특히 폭염특보가 발효된 경기남부내륙 강원도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의 경우 최고 체감온도가 33℃ 내외(남부지방과 제주도동부 35℃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고 예보했다. 이어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1℃ 이상 올라 무덥고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고 내다봤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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