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보다 더 무서운 ‘개인정보 관리부실’

2025-06-30 13:00:26 게재

URL 단순 조작만으로

고객정보 무방비 노출

해킹 및 고객정보 온라인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기업·기관들의 정보 부실관리 정황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을 통한 온라인 주문 시스템에서 다른 고객의 개인정보를 손쉽게 열람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

누구나 로그인 없이 주문 페이지에 접속한 뒤 웹주소(URL) 끝부분의 숫자를 임의로 변경하면 다른 고객의 연락처와 주문 정보가 그대로 화면에 표시된다는 것.

최 위원장은 “최소 5개월간은 동일한 방식으로 개인정보가 무방비 상태에 놓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고객 정보 유출 여부와 유출 규모는 가늠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 사고는 홈페이지 개편 과정에서 적절한 보안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써브웨이는 30일 오전 현재 홈페이지에 ‘시스템 점검에 따른 앱 사용 제한 안내’라는 제목의 짤막한 공지를 띄워둔 상태다. 써브웨이측은 이날 “PC를 통한 당사 웹사이트 온라인 주문 서비스에서 고객 정보와 관련한 제한된 데이터가 노출될 우려가 있는 기술적 문제를 발견했다”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였으며, 현재는 이 문제를 해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신속히 금번 사안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하였고 관계 기관의 조사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앞서 파파존스도 URL 뒷자리 숫자를 바꿔 넣는 식으로 고객 이름·연락처·카드번호·현관번호 등이 노출되는가 하면 명품 온라인 플랫폼 머스트잇 역시 인증 없이 회원 개인정보가 조회되는 취약점이 발견됐다.

개인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한 경우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전체 매출액의 3% 범위에서 과징금을 물 수 있다. 약 6만5000건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카카오는 과징금 151억원, 221만여명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유출한 골프존은 75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온라인 주문 서비스가 일상화된 상황”이라며 “규제나 처벌 강화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