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해킹’ 민관합동조사 결과 발표 임박

2025-06-30 13:00:25 게재

SKT, 가입자·대리점 보상기준 공개할 듯 … 개인정보보호위, 역대 최대 과징금 예고

SK텔레콤(SKT)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기술 조사 결과가 빠르면 이번 주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SKT은 예약자 대상 유심 교체를 마무리하고 영업 정상화에 나섰지만, 조사결과에 따라 그 책임과 보상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예고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국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SKT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가 빠르면 이번 주 중 국회 SKT 태스크포스(TF) 보고를 거쳐 발표된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지난 27일 국회 과기정통위 전체회의에서 “30일까지 조사를 완료할 생각”이라며 “다만 발표 시점과 방식은 장관님과 상의하고 국회 TF에 (먼저) 보고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사 결과는 빠르면 이번 주 중 공개될 전망이다.

또한 유심 해킹과 관련해 번호이동을 한 SKT 가입자들의 위약금 면제 여부에 대한 정부 입장도 빠르면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회에서 “로펌에 법률 검토를 의뢰해야 한다”며 “(최종 조사) 결과가 있어야 위약금 문제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 중간 결과에 따르면 SKT 내부 서버에 장기간 잠복한 BPF도어 계열과 웹셸 등 악성코드가 총 23대 서버를 침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IMSI(가입자식별키) 기준 약 2695만건의 유심 정보와 IMEI(단말기 고유번호) 약 29만건이 유출된 정황이 확인됐다.

SKT는 사고 발생 후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을 중단하고 유심 교체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 16일 e심(eSIM)을 통한 신규 영업을 시작으로, 24일부터는 전국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을 포함한 영업을 전면 정상화했다.

다만 가입자와 대리점 등의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는 과제로 남아 있다. SKT는 앞서 “고객신뢰회복위원회를 통해 보상안을 마련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이나 적용 대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민관합동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이에 상응한 보상 기준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보상안에는 통신 요금 감면, 로밍비 할인, 영상통화 데이터 지원, T멤버십 포인트 제공, V컬러링 무상 제공 등 15~20개 항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약 2300만명에 달하는 SKT 가입자 수를 고려하면 보상 규모는 역대 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객 1인당 1만원의 요금 감면만 적용하더라도 총 23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로밍 지원, 멤버십 포인트 지급 등 부가 혜택까지 포함될 경우 보상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소비자단체 등은 위약금 면제 등 실질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SKT는 영업정지로 인해 발생한 대리점 등 유통망 피해와 관련한 보상 방안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SKT측은 그동안 “영업 재개가 이뤄지면 대리점 보상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혀왔다.

대리점들은 기존의 신규 개통 수준을 감안해 영업정지 기간 피해를 보상하거나 관리 수수료 감소 규모를 분석해 현금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조사단의 결과 발표를 계기로 SKT의 가입자 보상 논의가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원인 분석이 마무리되면 책임 범위와 보상 수준을 설정할 것”이라며 “대응 수위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SKT는 개보위 과징금 숙제도 해결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업자에게 ‘전체 매출액의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개보위는 앞서 SKT 사태에 대해 ‘과거 사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SKT의 지난해 매출액(17조9406억원)을 고려하면 과징금 최대 규모는 53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SKT 유심 해킹 주체의 실체와 침입 경로를 추적 중이다. 최근에는 해외 공격 정황을 확인, 인터폴 및 관련 기업체 등과 국제 공조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3개국과의 공조를 시작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 중이다.

장세풍·고성수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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