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7번째 한국계 은행
한화생명, 노부은행 지분 40% 인수
생·손보 증권 이어 은행까지
디지털금융 테스트베드로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에 7번째 한국계 은행을 세운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현지 노부은행(Nobu Bank) 지분 40%를 투자해 경영권을 포함한 주요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노부은행은 인도네시아 재계 6위인 리포그룹(Lippo Group)이 보유한 중형은행으로 110개 지점과 12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총 자산은 약 3조원 규모다. 2024년 기준 당기순이익은 279억원으로 전년(120억원)과 비교해 두배 이상 성장했다.
그동안 한국 금융회사들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들에게 투자를 해왔다. 가장 먼저 진출한 것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현지에 법인을 세운뒤 2014년 소다라은행과 합병했다. 2023년 기준 93만명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것은 KB국민은행이 투자한 옛 부코핀은행이다. 현재는 KB뱅크로 이름을 바꿨으며 올 1분기 기준 자산규모는 7조원이 넘는다. 이밖에 하나은행, 신한금융그룹, IBK기업 은행 등이 각각 현지 은행에 투자를 했다.
저축은행 중에는 OK뱅크가 있고, 보험사중에서는 한화생명이 유일하다. 현지에는 100개가 넘는 은행이 영업중이고, 한국 금융회사가 투자한 은행들은 20~60위권에 머물러 있다. 인터넷은행중에는 카카오뱅크가 현지 디지털은행인 슈퍼뱅크에 지분투자를 한 바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업에 앞다퉈 진출하는 이유는 미래 성장성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8000만명으로 인도 중국 미국 다음이다. 30세 이하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이상이다. 여기에 금융업 자체를 경험하지 않은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은행이나 증권, 보험 등 각종 금융산업이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지의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한국 금융회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각국의 금융회사들이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많아 한국계 은행들도 적자나 손실을 보는 일이 허다하다. 최근에는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도 부담이 된다.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한화생명은 지난해 5월 리포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투자를 통해 한화금융계열은 인도네시아에 은행과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업까지 진출했다. 자산운용업 인수가 마무리 될 경우 현지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 활동하게 된다. 특히 디지털 분야에서 현지 금융시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화생명 김동욱 글로벌전략실장은 “앞으로도 디지털 금융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의 모습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