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대학별 수시 분석

고려대 | 전형 요소 반영 비율, 수능 최저 기준 변화 주목

2025-07-02 17:09:22 게재

전형 요소 반영 비율, 수능 최저 기준 변화 주목

고려대 2026학년 수시는 다양한 변화가 있다. 우선 전형별 평가 방법이 달라졌다. 학생부교과 학교추천전형의 서류 반영 비중이 20%에서 10%로 줄어든 한편, 학생부종합 계열적합전형의 면접 비중도 50%에서 40%로 감소했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도 변화가 있다. 최저 기준에서 필수 탐구 응시 과목이 폐지되면서 사회탐구 응시자도 자연 계열 지원이 가능해졌다. 학업우수전형의 반도체공학과 차세대통신학과 스마트모빌리티학부, 논술전형의 경영대학은 최저 기준이 완화됐고, 사이버국방전형의 최저 기준이 폐지됐다. 정시에서만 모집했던 학부대학이 수시에서도 16명을 선발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고려대 입학처 정안나 책임입학사정관에게 2026 수시에서 주목할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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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전형 분석 자문단

강권일 교사(제주 삼성여자고등학교), 오원경 교사(경기 용인홍천고등학교), 유태혁 교사(서울 세화여자고등학교)

고려대

Q 2025 대입은 의대 증원의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결과는?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과 지원층이 가장 많이 겹칠 것으로 예상됐던 학교추천전형의 생명·바이오 관련 모집 단위의 결과 또한 예년과 비슷했다. 다만 비수도권 지원·합격자가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학생부종합 학업우수전형은 면접이 없는 서류 100% 전형으로 바뀌면서 경쟁률과 합격선이 상승했다. 특히 비수도권 지원·합격자가 전년 대비 증가했다.

Q 무전공 모집 단위의 인문·자연 성향별 지원·합격 비율은?

인문 계열 기준으로 평가한 자유전공학부 합격자 중 수능 과탐 응시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자유전공학부는 전신이 법대이고, 제2전공으로 ‘공공거버넌스와 리더십’이 지정돼 있다. 수시에서는 학부의 정체성이나 교육과정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는 내부의 의견이 반영됐다.

반면 공과대학 광역 모집은 자연 계열 성향 지원자가 몰렸다. 신설임에도 화공생명공학부 신소재공학부 전기전자공학부 등 공과대학에서도 우수 자원이 선호하는 모집 단위와 합격선이 유사하게 형성됐다. 올해도 평가 기준은 큰 변화가 없다.

또 정시 다군에서만 선발했던 학부대학은 올해 수시 학업우수전형에서 8명, 논술전형에서 8명을 선발한다. 학업우수전형은 자연 계열 기준으로 서류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며, 논술전형도 자연 계열 논술을 치른다. 자유전공학부와 학부대학 모두 유형 1에 해당하는 만큼 입학 후 전공 선택은 계열 제약 없이 열려 있다.

Q 학교추천전형의 서류 평가와 계열적합전형의 면접 평가 비중을 10%씩 낮춘 이유는?

지원층이 유사한 타 대학의 교과전형은 대개 교과 100%로 선발한다. 그래서인지 지원자들이 고려대의 서류 평가 비중을 명시한 것보다 높게 체감하고, 일선 고교에서도 교과 100%에 비해 결과를 예측하기가 상대적으로 까다롭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수요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조정했다고 보면 된다.

한편 교과 평가에서 평균 등급을 산출할 때 2·3등급 반영 점수가 각각 96점, 92점으로 조정됐다. 전년 같은 등급 반영 점수가 각각 98점, 94점이었음을 고려하면 1등급과 2, 3등급의 차이가 커졌다. 교과 성적의 영향력이 커지고 서류 평가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었다.

계열적합형의 면접 비중을 50%에서 40%로 조정한 것은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Q 학교추천·학업우수전형의 최저 기준 완화와 자연 계열 수능 지정 과목 폐지에 따른 변화를 예상한다면?

학교추천전형은 최저 기준에 반영하는 탐구 과목을 2과목 평균에서 상위 1과목으로 바꾸고, 학업우수전형은 반도체공학과 차세대통신학과 스마트모빌리티학부의 최저 기준을 의과대학을 제외한 인문·자연 계열 기준인 4개 영역 합 8 이내로 완화했다. 최저 기준 충족률과 합격자의 교과 성적 평균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다만 수능 응시 지정 과목 폐지로 상승 폭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

한편 수능 응시 과목에 제약이 없어졌지만, 교과 평가에서 교과 이수 충실도를 살필 때 지원 모집 단위 계열과 관련한 교과 이수 여부 및 이수 단위 등을 반영한다. 종합전형은 물론, 자연 계열을 지망하면서 관련 과목 이수에 소홀했거나, 인문 계열 모집 단위에 지원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Q 자연 계열 모집 단위에서 학업우수전형과 계열적합전형 지원·합격자의 수학·과학 교과 이수 단위 합계는 차이가 있었나?

두 전형을 비교하면 모집 단위에 따른 편차가 있었지만 평균적으로 계열적합전형의 지원·합격자의 수학·과학 이수 단위가 더 많았다. 전형별 지원·합격자의 출신 고교 유형의 차이가 영향을 미쳤다.

학업우수전형은 최저 기준이 있어 과학고, 영재학교 지원자의 규모가 크지 않아 이수 단위의 합이 대동소이했다. 다만 의과대학 지원자의 과학 교과, 수학과 수학교육과 등은 수학 교과 이수 단위가 컸다.

계열적합전형 역시 학과에 따라 차이가 컸다. 고교 유형에 따라 선호하는 모집 단위가 달라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Q 학생부 정성 평가에서 발견한 새로운 경향성이 있다면?

공동 교육과정을 많이 이수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고려대는 고교 과목과 연계성이 강한 자연 계열에 한해 권장 과목을 제시했다. 미이수 시 교과전형은 교과 이수 충실도에서, 종합전형은 자기계발 역량에서 감점 요인으로 활용됐다. 권장 과목을 공동 교육과정에서 찾아 들었다면 적극적인 태도와 노력이 인정된다. 이수 단위에도 반영되기에 평가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영향력은 크지 않다. 워낙 소규모로 진행되고, 온라인 수업 비중도 크기 때문에 수업을 이수한 것만으로 학생의 역량이 우수하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Q 지난해 재도입한 논술전형 결과와 대비법을 알려준다면?

수능 후 논술고사를 실시하다 보니 결시율이 높았다. 최저 기준 미충족자도 빠져나가면서 실질 경쟁률이 9.13:1을 기록했다. 최초 경쟁률(64.88:1)의 7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논술 실력과 최저 충족에 자신감 있다면 도전해볼 만한 전형이다. 출제 기준은 전년과 같다. 인문 계열은 인문 사회 통합형 논술로 종전 인문 계열 제시문 면접, 자연 계열은 수능 수학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되는 데다, 풀이 시간도 짧아 수험생의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Q 수험생들에게 주목할 학과를 추천한다면?

고려대는 최근 여러 첨단학과를 개설했다. 지난해 신설한 인공지능학과는 컴퓨터학과와 합격선이 비슷하게 형성될 정도도 우수한 지원자가 많았다. 반도체공학과, 차세대통신학과,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각각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다. 반도체, 첨단 통신 기술, 수소·로보틱스 기술에 특화돼 유망하고, 입학생은 장학금 등 다양한 특전을 누릴 수 있으니 관심을 갖길 권한다.

Q 2028 대입 전형 계획은?

내신 5등급제 도입에 따라 교과·종합전형을 아울러 변별이 고민됐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본질을 반영하면서 교과전형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교과 산출식을 연구 중이며,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전형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권장 과목은 8월 중 공지할 계획이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