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000 vs 코스닥 900 시대 ‘쏠림 현상 극대화’

2026-06-23 13:00:02 게재

최근 5년간 대형주 300% 오를 때 소형주 20% 하락, 코스닥 14.5% ↓

출범 30주년 맞이하는 코스닥 전체 시총 비중 6.8%… 27년 만에 최저

코스피 지수가 9100선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반면 코스닥은 부진을 거듭하면서 900선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쏠림 현상이 극대화되는 모습이다. 양극화는 코스피 지수 내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5년간 코스피 대형주가 300% 오를 때 소형주는 20%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 또한 14.5% 하락했다. 다음 달 1일 출범 30주년을 맞이하는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2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국내 증시 전체의 6.8%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대다수 투자자들의 체감 수익률은 이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갈수록 소외되는 코스닥 =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2.13포인트(0.69%) 오른 9114.55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전일보다 1.81포인트(0.19%) 오른 968.40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시총은 7449조5928억원, 코스닥은 543조8033억원으로 전체 시총은 7993조396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0%로 1999년 5월 13일(6.81%)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았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역사적인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환호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나온다. 상승세가 일부 초대형 반도체주에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같은 기간 4377.57에서 10156.71로 132.02% 급등하며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중형주 지수는 15.87% 오르는 데 그쳤고 소형주 지수는 오히려 5.81% 하락했다. 지수 상승률만 놓고 보면 대형주는 중형주의 8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고 소형주는 상승장에서 소외된 채 역주행했다.

지난 5년 동안의 저점 대비 주가 상승률을 보면 양극화는 더 심하다. 코스피 대형주는 300%나 폭등한 반면 코스피 소형주의 경우 20%나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14.5% 하락했다.

◆반도체 투톱 집중도 심화 =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끌면서 반도체 투톱 종목 집중도는 더 심화됐다. 22일 시총 1위로 등극한 SK하이닉스는 이달 1일 1684조원에서 2080조원으로 396조원(23.53%) 늘었다. 삼성전자(보통주+우선주)의 시총은 이달 1일 2224조원에서 2246조원으로 22조원(1.0%) 증가했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나머지 코스피 종목의 시총은 오히려 이달 1일 3886조원에서 이날 3670조원으로 216조원(5.56%) 줄었다.

전체 상장사 2871개 중 이달 상승한 종목은 18.8%(539개)에 불과하다. 2207(76.9%) 종목이 이달 초 대비 주가가 떨어졌다. 코스피에서 76.6%(725개), 코스닥에서 78.2%(14222개)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그룹, LG그룹 등 대형주들의 시총도 하락했다. 현대차 시총은 이달 1일 153조원에서 119조원으로 34조원(22.5%) 이상 줄어들었다. LG전자의 경우 같은 기간 62조원에서 37조원으로 25조원(40.2%) 가량 증발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쏠림 현상이 극대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금리 등 현재의 글로벌 매크로 환경도 높은 변동성과 쏠림 현상 심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한국 증시에서 두 기업의 비중은 이날 54.11%를 기록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코스피에서 비중은 58.08%를 기록하며 60%에 육박하고 있다. 거래량도 압도적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달 거래대금은 333조원 가량으로, 전체 시장에서 40.51%, 코스피에서 49.37%을 차지했다. 코스피에서 거래되는 대금 절반 가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쏠려 있는 셈이다.

◆코스피 변동성 지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아 = 코스피 시장에서 변동성과 쏠림현상도 극대화됐다. 이른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이달 들어 90포인트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 89포인트를 넘어섰다. 이재만 연구원은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현재의 극단적으로 높은 이익 증가율(코스피 12개월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 YoY 237%)은 기대감도 만들 수 있지만, 실제 발표 이익의 예상치 하회와 이익 증가율 정점 통과 우려도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증가도 주가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 ETF는 2025년 1월 536개에서 2026년 5월 말 615개로 증가(코스피 상장 종목수 832개)했고, 지수보다는 특정 산업이나 섹터 추종형 ETF의 증가 속도가 빠른 편이다. 해당 ETF 내 종목 리벨런싱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2026년 5월 들어서는 레버리지 ETF는 전월 대비 14개나 증가한 43개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부진으로 코스피에 비해 부실한 코스닥의 펀더멘털이 지적되지만 펀더멘털만큼이나 시장의 쏠림 또한 주요 원인”이라며 “코스피 내에서는 S7(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스퀘어, 삼성전자우,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물산)의 쏠림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S7으로 얼마나 더 쏠림이 지속될 것인지가 단기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며 “이 쏠림이 완화될 때 비로소 바이오 비중이 높은 코스닥의 약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국내 증시의 극단적 쏠림에 의한 부익부 빈익빈 심화 현상을 속히 해소해야 한다”며 “정부는 주식시장 쏠림현상 해소를 위해 ‘코스닥 활성화 TF’를 가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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