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진퇴 좌우하는 ‘숨은 손’은? 당헌 3개 조항

2026-06-22 13:00:11 게재

① 98조 선출직 최고위원 5인 중 4인 이상 사퇴하면 비대위 전환

② 26조 궐위 대표 잔여임기 6개월 이상이면 후임은 잔여임기만

③ 26조 대표 선출, ‘당원 선거인단 80%+국민 여론조사 20%’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진퇴를 둘러싼 당내 공방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진퇴를 가를 ‘숨은 손’으로 국민의힘 당헌이 주목받고 있다. 당의 헌법격인 당헌에 적시된 당 대표 관련 조항들이 장 대표 거취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로 꼽히는 것. 비당권파에서는 당권을 탈환하기 위해 일부 당헌 개정까지 고심한다는 전언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22일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당헌 98조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조건 2항에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라고 명시해놓았다. 현재 선출직·청년 최고위원은 총 5명. 이중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최고위는 무너지고 비대위로 전환된다는 의미다.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의 선출직·청년 최고위원은 신동욱·김민수·김재원·양향자·우재준이다. 이중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은 사퇴 뜻을 밝혔다. 신동욱·김재원·김민수 최고위원 중 2명이 가세하면 최고위는 해체되지만 이들 3명 모두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비당권파에서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정치 공세를 퍼붓지만, 당헌상으로는 사퇴를 강제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당헌 26조 3항과 4항에서는 ‘궐위된 당 대표의 잔여임기가 6개월 이상일 경우에는 궐위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개최’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임기’로 명시해놓았다. 장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따라서 장 대표가 내년 2월 이전에 사퇴하면 차기 대표는 장 대표의 잔여임기만 채우게 된다. 장 대표의 잔여임기만 채우는 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다.

대표 재선을 노리는 장 대표도, 대표 탈환을 염두에 둔 비당권파도 ‘잔여임기 대표’는 원하지 않기 때문에 잔여임기 조항을 둘러싼 수싸움이 치열한 모습이다. 서정욱 변호사는 지난 19일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6개월 이상 남아 있으면 바로 잔여임기만 된다. 그러니까 (장 대표 임기가) 내년에 8월이다. 그러면 저는 (내년) 2월정도 지나서 장 대표가 결단하는 모양새로 단축해서, 명분은 총선 준비를 하자, 이래서 본인이 사퇴한 다음에 다시 전당대회에 나오는 거다. 이게 가장 맞는 그림이다. 아마 신동욱, 김재원 최고위원도 그렇게 갈 거다. 당장 올해 안에 사퇴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잔여임기가 6개월 미만으로 줄어드는 내년 2월 이후에 사퇴해서 임기 2년짜리 대표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비당권파에서는 장 대표 조기 사퇴→비대위 전환→내년 2월 이후 전당대회→임기 2년 대표 선출 시나리오를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 이후 선출되는 임기 2년 대표가 돼야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당헌 26조 1항은 ‘당 대표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이 실시한 선거의 유효투표결과를 80%, 여론조사 결과를 20% 반영한 결과에서 최다득표자를 당선인으로 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당원 80%+일반국민 여론조사 20%로 대표를 선출한다는 의미다. 당심이 훨씬 많이 반영되는 규칙이다. 국민의힘은 2004년 이전 당원 100%→2004년 3월 당원 50%+국민 50%→2004년 7월 당원 70%+국민 30%→2022년 12월 당원 100%→2024년 6월 당원 80%+국민 20%로 대표 선출 규칙을 바꿔왔다.

강성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장 대표 입장에선 현행 ‘당원 80%+국민 20%’ 규칙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친한계와 소장파는 국민 비중을 대폭 높이는 안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을 탈환하기 위해선 국민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고민인 것이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소장파 이준석 후보는 70% 비중인 당원투표에서는 중진 나경원 후보에게 뒤졌지만, 30% 비중인 국민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면서 대표에 당선됐다. 이 같은 결과 때문에 친윤계가 지난 2022년 ‘당원 100%’로 대표 선출 규칙을 바꾼 것이다. 이번에는 친한계와 소장파에서 국민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당헌 개정을 원한다는 전언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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