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부동산 세제개편 초읽기…보유세 올리고 거래세 낮춘다

2026-06-22 13:00:02 게재

‘보유세 강화’와 ‘임대 혜택 축소’ 속 출구 전략 고심

정부 “유동성, 부동산 유입조짐…반도체 호황에 악재”

“공급확대 없는 수요억제 세제 강화조치는 시장 왜곡”

정부가 오는 7월 세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부동산 세금 체계를 큰 폭으로 개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개편의 핵심기조는 시중의 과잉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보유세 강화’로 모아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그동안 다주택자의 절세 수단으로 지적돼 온 ‘등록임대사업자 혜택 축소’도 거론된다. 다만 수요억제 중심의 세제개편은 매물 감소와 임대차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가격안정 효과와 중장기적인 시장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주재하는 구윤철 부총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장원 기자

◆“부동산 자산 쏠림, 호황 오래 못 가” =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생산적인 산업 부문이 아닌 자산시장으로 흘러드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6·3 지방선거 이후 규제속도 조절론이 나올 법도 했지만,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면서 정부는 부동산 규제 강화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지방선거 뒤 부동산 문제를 처음 제기한 곳은 청와대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공식화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등에서 보유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제도 손질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해 온 만큼 정부의 규제 기조는 한층 단호해질 전망이다.

◆7월 세제 개편 시나리오는 = 내달 발표될 세법 개정안에서는 고가 주택과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고강도 증세 카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는 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현행 60%)’을 상향하거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여 보유세를 대폭 인상하는 간접 증세 방식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비율을 80% 선까지 올릴 경우 보유세 부담이 전년 대비 1.2~1.3배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도세 부문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1세대 1주택자 기준 12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보유 기간(최대 40%)과 거주 기간(최대 40%)을 합산해 최대 80%까지 공제해 주던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실거주 목적의 장기 보유 혜택은 유지하되, 투자 목적인 ‘비거주 장기 보유’에 대한 공제율은 대폭 축소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보유세를 올리되 거래세(취등록세와 양도세)는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추세가 주요 선진국의 흐름인데다, ‘부동산 증세’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부동산 매물 잠김’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여유자금의 부동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아예 한시적으로 거래세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도 검퇴되고 있다.

이와 함께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기존 세제혜택도 전면 정비될 가능성도 크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최근 매입임대 등록사업자에 대한 세금혜택 축소를 제안하며 파격적인 혜택 탓에 매물을 팔지 않고 있는 기존 사업자들의 물량을 시장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목할 점은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다주택자가 매물을 팔도록 유도하는 ‘출구 전략’의 병행 여부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현재 서울 지역에서 이미 자진·자동 말소되었거나 말소가 예정된 등록임대 아파트 총 6만8000가구를 잠재적인 공급 물량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들 사업자에게 양도세 중과 배제 등의 혜택을 한시적으로 준 뒤 폐지하는 방식으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시사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등 전문가들은 “예컨대 2년간의 유예 기간을 주면 그사이 절세용 매물이 일시적으로 쏟아져 신도시급 공급에 맞먹는 단기 시장 안정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대료 전가 등 부작용 대책도 함께 검토해야 = 그러나 공급확대가 동반되지 않은 수요 억제 중심의 세제강화조치가 장기적으로 심각한 시장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도 만만찮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비거주자에 대한 장특공제 축소는 시행 전 단기적인 회피 매물을 늘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매물 잠김 현상’을 유발해 주택 가격과 전·월세 시장 불안을 가중시킬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 최근 수도권 전셋값은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맞물려 서초 아크로리버파크 등 서울 전역에서 수억원씩 오른 신고가 계약이 잇따르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양도세와 보유세를 동시에 강화하면 세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금을 임대료 인상으로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정책의 신뢰성 훼손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등록임대 제도는 공공임대를 대신해 민간이 수행하는 대가로 맺은 정책적 계약이었다”며 “등록 당시와 다른 소급 규제가 반복된다면 앞으로 국가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결국 정부의 이번 7월 부동산 세제 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기차단이라는 명확한 목적 아래, 과도한 규제로 인한 매물 잠김과 전·월세 시장 전가 부작용을 막을 정교한 보완책과 중장기적인 공급 확대 정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성홍식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