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노인' 위한 ‘시니어 복지정책 콘서트’

2025-07-08 13:00:03 게재

중구 특화사업 + 정부·서울시 정책 망라

복지사업 정보제공하고 현장에서 상담

“인천공항 가는 버스를 탔는데 이것도 될까요?” “안돼요.”

서울 중구 신당동 신당누리센터 대강당. ‘복지 강사’를 자처한 장은혜 중구 어르신장애인복지과 주무관이 평소 노년층 주민들 문의가 많았던 내용을 문제처럼 풀어낸다. 200석 넘는 좌석을 가득 메운 주민들이 초등학생처럼 입을 모아 답을 한다. 현장에서 주민들과 만나는 공무원 3명이 무대에 올라 각종 사업 정보를 전달하니 한시간이 훌쩍 지난다.

8일 중구에 따르면 구는 65세에 접어드는 ‘신입 노인’에게 다양한 복지사업을 안내하는 시간을 새롭게 마련했다. 지난달 말 진행된 ‘시니어 복지정책 콘서트’다. ‘웃으며 듣는 복지 이야기’라는 부제도 붙였다. 김길성 구청장은 “중구는 인구가 적으니 어르신들에게 촘촘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물리적 지원과 정신적 복지까지 다양한 혜택을 몰라서 누리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길성 구청장과 주민들이 웃음치료가 곁들여진 노년층 복지정책 콘서트에서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사진 중구 제공

다양한 주민들 참여가 우선인 만큼 기초 차상위 등 수급자 가정에는 일일이 전화 안내를 했다. 구에서 진행하는 각종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60~67세 주민들에게도 참여를 권장했다. 평소 구 소식을 전하는 누리소통망까지 활용했더니 70세 이상 주민까지 총 204명이 발걸음을 했다.

콘서트 시작에 앞서 대강당 앞에 1대 1 상담이 가능한 복지·건강 홍보관을 마련했다. 혈압 측정에만 100명이 몰렸고 80명 가량은 코로나19나 독감 등 예방접종 문의를 했다. 일자리와 기초연금 등 상담에는 각각 50명이 참여했다.

최근 사기전화(보이스피싱)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예방 교육 시간도 마련했다. 신종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시간이었다. 웃음치료와 레크리에이션으로 한껏 분위기가 달아 올랐을 때 복지·건강 사업을 담당하는 주무관들이 무대에 올랐다.

중구에서만 하는 특화사업 소개가 우선이다. 소득과 무관하게 65세 이상 주민 모두에게 지원하는 교통비가 대표적이다. 서울은 물론 경기·인천지역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서울면허 택시까지 월 4만원 한도 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사용 금액을 3개월마다 정산하는 방식이다.

약수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어르신 헬스케어센터’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단돈 1000원이면 이용할 수 있는 전용 목욕탕과 전문 체육지도사가 함께하는 건강증진실이 있다. 매달 하순 다음달 예약을 받는데 문의가 많아 상담원 2명을 추가 채용했을 정도다.

거동이 불편한 65세 이상 주민을 위한 목욕 지원, 균형잡힌 식사와 영양관리를 챙기는 ‘영양 더하기’, 운동 교육 상담으로 삶에 활력을 더하는 ‘청바지 학교’까지가 중구에서만 진행하는 특화사업이다. ‘청바지’는 ‘찾아가는 건강센터 청춘은 바로 지금’을 뜻한다.

기초연금과 일자리·사회활동 지원, 장기요양급여와 긴급돌봄, 임플란트·틀니 지원까지 다양한 사업 소개가 이어지는 내내 참석자들은 ‘열공’ 분위기였다. ‘어르신 복지 종합 안내서’에 밑줄을 긋고 당구장 표시를 하며 귀를 기울였다. 약수동 주민 김기정(72)씨는 “좋은 정책이 많아 잘 활용하는 편인데 지인들에게 자세히 알려주고 싶어 참여했다”고 말했다.

중구는 전체 인구 중 22.5%에 달하는 노년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적극 발굴해 복지체감도를 한층 높일 방침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새로운 인생 전환점을 맞이하는 어르신들을 응원한다”며 “풍성한 복지 혜택을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해 보다 활기차고 건강한 일상을 누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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