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트럼프 서한에 “조속한 협의보다 국익 관철이 중요”

2025-07-08 16:18:35 게재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통상 현안 관계부처 회의

“8월 1일까지 협상 시간 얻어 … 최악 상황은 면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미 통상 현안 관계 부처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대해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이날 보낸 것과 관련해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한 긴급 회의다.

참석자 발언 듣는 김용범 정책실장

참석자 발언 듣는 김용범 정책실장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달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김 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 서한과 관련해 “당장 관세율이 인상되는 상황은 피했고, 7월 말까지 대응 시간을 확보한 만큼 국익을 최우선으로 미국과의 협상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다행히 현재 시장 반응은 차분하지만, 수출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면서 “자동차·철강 등 국내 관련 업종에 대한 지원대책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한편, 시장 다변화 등 수출 대책도 보강하여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관세 협상과 관련해선 국익 관철을 중요 가치로 지목했다. 김 실장은 “조속한 협의도 중요하지만 국익을 관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 출범 이후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한미 통상장관·안보실장 협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양·다자회의 계기에 양국 간 호혜적 결과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다양한 이슈들을 포괄해 최종 합의까지 도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현재 방미 중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귀국하면 정책실·국가안보실 간 공동회의를 개최해 관련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책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 김진아 외교부 2차관,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한편,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서한과 관련해 “일단 8월 1일까지 협상의 시간을 얻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일본이나 말레이시아는 관세가 1%p 오히려 올랐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시간이 굉장히 촉박했던 점을 고려하면 관세가 인상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정상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서 좀 더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면서 “시기와 방식 등은 조율·검토 중으로 아직은 드러낼 수 있는 점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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