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견디기 힘들면 ‘안전숙소’로 오세요
자치구마다 지역 숙박업소와 협약
동주민센터 열고 구청 24시간 개방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밤에도 고온이 지속되는 열대야에 잠못 이루는 시민들이 많다. 11일 서울 각 자치구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주민들을 위해 ‘무더위 안전숙소’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종로구 ‘무더위 안전숙소’는 창신동 장사동 교북동에 있는 호텔 총 3곳이다. 오는 9월까지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발효되면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이용할 수 있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노년층과 온열질환에 취약한 저소득 고령자 가구가 대상이다. 2인 1실 기준으로 하루 숙박비 9만원을 최대 10일까지 지원한다. 구는 이와 함께 쪽방 주민과 노숙인을 위한 안전책도 내놨다. 냉방용품 지원과 방역·순찰에 더해 야간에 이용할 수 있는 목욕시설 이용권을 지급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폭염과 열대야에 취약한 주민들이 쾌적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영등포구도 지역 내 숙박업소 3곳과 협약을 맺고 야간숙소를 무료로 제공한다. 영등포동 두곳, 양평동 한곳이다. 1인 1실 기준이고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냉방시설이 없거나 고장 등으로 인해 온열질환이 우려되는 65세 이상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주민이 대상이다. 주소지 동주민센터에서 신청을 받는다. 구는 지난 2020년부터 안전숙소를 운영해왔는데 지난해에만 380여명이 한여름밤 더위를 피했다.
구는 이와 함께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동주민센터 18곳을 주말과 공휴일에도 개방하기로 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노년층 주민들을 위한 조치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세심한 보호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노원구 ‘야간 안전숙소’는 상계동 한 호텔이다.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쪽방과 옥탑방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취약계층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일반 투숙객이 적은 월~목요일만 가동한다.
구는 동시에 상계동 구청 1층 로비를 토요일과 일요일에 개방한다. 7~9월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데 더위가 가장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8월 1~14일은 저녁 9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8월까지는 카페도 주말과 휴일에 운영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강남구는 고위험 계층을 위한 ‘야간 무더위 쉼터’ 3곳을 운영한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홀몸노인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주거취약 주민들이 숙박할 수 있다. 1인당 최대 5일까지 머물 수 있다. 운영 시간은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다.
삼성동 구청과 보건소, 각 동주민센터 26곳은 ‘연장쉼터’로 지정했다.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저녁 9시까지 운영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도 개방해 주민 편의를 높인다.
성동구는 고시원 옥탑방에 거주하는 등 주거환경이 취약한 60세 이상 주민에게 다음달까지 안전숙소를 개방한다. 총 9개 숙박업소와 협약을 맺고 객실 44개를 준비했다. 저소득 홀몸노인과 고령자 부부는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최대 2일까지다.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구청 1층 성동책마루는 ‘24시간 무더위쉼터’로 개방 중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