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이평수 교수, 신간 ‘제국의 저항자들’ 출간
동아시아 청대 중국 비밀결사 정체성 재조명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는 중국 근세사ㆍ근대사 전공자인 이평수 교수(사학과 학과장)가 청대 중국의 대표적 비밀결사 ‘천지회(天地會)’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비밀결사의 실체와 역사적 역할을 입체적으로 재조명한 신간 ‘제국의 저항자들(성균관대학교출판부)’을 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저서는 올해 성균관대 출판부 창립 50주년을 맞이해서 나온 학술총서 지(知)의회랑 제50호다.
‘제국의 저항자들’은 오랫동안 ‘반사회적ㆍ불법적ㆍ반체제적’ 이미지로 낙인찍혀온 천지회를 새롭게 해석한 학술 연구서다. 이 교수는 기원전설, 조직구성, 입회의식, 활동유형 그리고 대규모 반란과 혁명 참여 등 천지회 조직의 전모와 활동의 전 과정을 통시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비밀결사의 내적 자생성과 외적 확산의 면모를 동시에 조명한다.
이 책은 천지회의 활동을 ‘비밀성’과 ‘공개성’을 기준으로 구분하고, 이에 따라 천지회 역사를 ‘기원전설의 세계’ ‘내부형성의 세계’, ‘외부활동의 세계’라는 세 개의 차원으로 재구성한다. 각 차원 속에서 천지회는 △상호부조의 정체성 △반청복명(反清復明)의 정체성 △생존수단으로서의 정체성이 상호 긴장하며 공존하는 집단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복합적인 정체성은 동아시아 비밀결사의 특수성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평수 교수는 “천지회는 단순한 비밀결사가 아니라, 청나라 제국 권력의 억압 속에서 자생적으로 조직되고 재편된 동아시아 민중사회의 대응 양식이었다”면서 “이 책은 천지회의 정체성과 그 문화적 유산을 통해 청대와 근대중국, 나아가 오늘날의 중국 사회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저작은 기존 연구들이 간과했던 ‘의식문화의 기능성’과 ‘지속성과 재구성의 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비밀결사를 하나의 역사적 주체로서 분석했다는 점에서 동아시아 역사학계와 중국 비밀결사 연구 분야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