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서 옹벽 붕괴로 차량 매몰…운전자 사망

2025-07-17 00:08:26 게재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져

김동연 “원인분석해 책임소재 따질 것”

16일 오후 7시 4분쯤 경기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인근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지면서 차량 1대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매몰 차량에서 구조된 운전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오산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 붕괴
오산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 붕괴 16일 오후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도로로 무너지며 차량 2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소방당국은 무너져 내린 옹벽 주변의 토사를 제거하고 사고 발생 1시간 40분가량 지난 오후 8시 50분쯤 매몰 차량에서 A씨를 구조했지만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A씨는 차량을 혼자 운전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오산소방서 관계자는 현장 브리핑에서 “차량 운전자인 남성은 구조 당시 이미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다”며 “추가 매몰자나 차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 차량이 큰 콘크리트 구조물에 눌려 심하게 파손돼 구조 작업이 어려웠다”며 “현재 구조 작업은 마무리됐고 추가 붕괴 등에 대비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굴착기 등 중장비 4대를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인 뒤 오후 10시 32분쯤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옹벽이 무너질 당시 또 다른 차량 1대가 뒤따라오고 있었는데 다행히 차량 앞부분만 토사에 묻히면서 탑승자들은 무사히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후 4시쯤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수원 방향 차로에서 지름 수십㎝ 규모의 도로 파임(포트홀)도 발생했다. 옹벽 붕괴 사고 직후 가장교차로 차량 통행은 모두 제한된 상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당시 인근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전날부터 이어진 비로 지반이 약해진 탓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산에는 63.0㎜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오후 3시쯤 오산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사고 직전인 오후 6~7시 시우량은 39.5㎜를 기록했다.

사고 현장을 찾은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오후 10시 20분 브리핑을 통해 “고가도로는 조금 이상이 발견돼 차량 통제를 일찌감치 했지만 이 옹벽이 무너지는 바람에 통행하던 차량 1대가 매몰돼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며 “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오산에 61㎜ 비가 왔다고 한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봐야 되겠지만 옹벽이 무너진 것이 이 비 때문만은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해본다”며 “원인분석 결과 만약에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한다면 분명하게 책임 소재를 따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또 “추가 붕괴 우려에 대비해 구조대원들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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