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 미국시장 공략, 수익성 논란 극복할까

2025-07-31 13:00:21 게재

2년내 1조원 매출 공언, 지난해 580억원

부채·누적적자 확대에 업계선 우려 눈길도

오너가 갈등, 경영활동 영향 가능성 우려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콜마의 행보에 우려가 나온다. 일부 현지법인에서 증가한 누적적자와 금융비용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숙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콜마그룹 오너가 경영권 분쟁이 커지면서 자칫 해외시장 공략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최근 미국 펜실베니아주 스콧 타운십에서 미국법인(HK Kolmar Laboratories와 종속기업 콜마USA)의 제2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이를 통해 한국콜마는 연간 1억2000만개 제품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기존 1공장과 합치면 3억개, 캐나다 법인까지 더하면 북미지역 전체에서 연간 약 4억7000만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북미 내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기업 가운데 최대 생산 규모다.

한국콜마측은 이와 관련해 “관세 부담 없이 미국 진출을 원하는 K뷰티는 물론 북미, 유럽, 남미 등 세계시장 진출을 원하는 화장품기업의 다양한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부에서는 한국콜마의 공격적 해외시장 공략에 우려의 눈길을 보낸다.

콜마그룹은 지난 2016년 윤상현 부회장 중심으로 미국 화장품 제조회사 인수를 목적으로 HK 콜마 래보래토리즈(HK Kolmar Laboratories)를 설립했다. 같은 해 미국 화장품 ODM 기업 PTP의 지분 51%를 약 172억원에 인수해고, 2022년 나머지 지분을 인수했다.

콜마그룹은 미국진출 당시 2년내 매출 1조원을 공언했지만 현실을 녹녹치 않았다.

미국콜마 매출은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분 100%를 확보한 2022년 257억원에서 2024년 579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문제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공개된 한국콜마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미국콜마의 당기순손실이 2022년 146억원에서 2024년 503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 누적 당기순손실만 1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업비용은 물론 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른 금융비용과 감가상각비 증가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콜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콜마는 2024년 말 기준 자산 369억원, 부채 1263억원으로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상황이다. 또 지난해 단기차입금이 541억원인데 반해, 지급보증이 933억원에 달해 추가 부채 존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나마 미국콜마의 최근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미국콜마는 올해 1분기 매출 217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콜마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경영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면서 “현지 시장상황이 좋아진데다 2공장 설립으로 올해부터 경영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을 둘러싼 콜마그룹 오너가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은 지난 5월 콜마홀딩스가 대전지방법원에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촉발됐다. 앞서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에 본인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선임해 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가처분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는 ‘경영권 침탈 행위’라며 반박했지만 법원은 윤 부회장측 손을 들어줬다.

이 과정에서 창업자인 윤동한 회장이 윤 대표 편에 가세했다. 윤 회장은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아들인 윤 부회장에게 지주사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무상증자 반영 460만주, 지분 12.82%)를 증여했다. 윤 부회장은 이를 발판으로 콜마홀딩스를 이끌며 그룹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대신 윤 부회장의 동생인 윤 대표는 콜마홀딩스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를 이끌고 있다.

현재 윤 회장은 윤 부회장에게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지난 3월 말 기준 콜마홀딩스 지분은 윤상현 부회장이 31.75%, 윤 대표와 남편이 10.62%, TOA(옛 일본콜마) 7.8%,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 5.69%, 윤 회장이 5.59%으로 구성돼 있다. 주식 반환 소송의 결과가 경영권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남매가 갈등은 조기에 끝낼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부자간 갈등은 장기간의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것인데 브랜드가치 하락 등으로 해외시장 전략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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