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박새봄 조지메이슨대 데이터과학과
데이터 과학으로 더 나은 의료 정책 연구하고 싶어요
새봄씨는 수치와 그래프로 세상을 이해하는 학생이었다. 실험 결과의 오차를 분석하며 자연스럽게 ‘데이터’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일찍 진로를 확정하기보다 동아리나 다양한 탐구 활동을 통해 방향을 좁혀나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덕분에 환경과 기후, 유전자 변형 식품, 생명 윤리까지 호기심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자신의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어간 새봄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새봄 | 조지메이슨대 데이터과학과 (서울 진명여고)
의료 이슈에 관한 관심, 데이터와 의료 정책으로 확장
새봄씨는 부모님이 모두 의료계에 종사해 어릴 때부터 의료 이슈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다.
“집에서는 항상 의료 이슈가 대화 주제였어요. 코로나19나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를 나눴고요. 특히 의사는 기술자이고 그들을 움직이는 건 정책이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들으며 의료 정책의 중요성을 깨달았죠.”
새봄씨는 초등학교 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약 2년간 어학 경험을 쌓은 후, 국제중을 거쳐 일반고인 진명여고에 입학했다. 영어 실력을 유지하고 싶어 1·2학년 때는 영자신문부 동아리에 가입했다. 의학·환경 등 시사 이슈를 영어 기사로 작성해 발표하면서 영어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새봄씨는 진로를 구체적으로 탐구하기 위해 데이터와 정책이라는 키워드를 연결해보기로 했다. 단순한 정보보다 수치의 출처나 정책의 근거가 궁금했고, 관심은 점차 ‘데이터’라는 키워드로 옮겨갔다.
“뉴스에 등장하는 다양한 수치를 보면 누가, 어떤 논리로 이런 데이터를 만들었을지 궁금했어요. 자연스럽게 데이터를 통해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생겼고 데이터 과학이라는 진로도 또렷해졌죠.”
1학년 때는 직업이나 전공을 미리 정하기보다 의료·바이오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영자신문부 동아리에서 ‘3D 프린팅을 활용한 맞춤형 알약 기술’을 주제로 기사를 쓰며 과학 기술이 의료에 가져올 변화에 주목했다.
자율 주제 활동에서는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 실태’를 직접 조사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사회·건강 이슈에 대한 관심을 구체화했다. 또한 약학 진로 캠프에서 신약 개발 과정을 경험하면서 데이터와 정책을 진로의 핵심 키워드로 삼아 방향을 좁혀나갔다.
<미적분> 극한 활용해 <지구과학> 기후 데이터 해석
새봄씨는 진로 방향이 명확해진 이후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지구과학Ⅰ·Ⅱ> <기하> <미적분> <심화수학Ⅰ> 등 수학·과학 과목을 중점적으로 이수했다. 단순한 개념 이해를 넘어 데이터 기반 사고력과 분석력을 기르는 데 집중하며 문제 해결력도 함께 키워나갔다. 내신 경쟁이 치열해 힘들었지만 친구들과 비교하기보다 자신의 기준에 집중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갔다.
“수업을 들을 때 다양한 과목을 연결하려고 늘 고민했어요. <미적분>에서 배운 극한 개념을 <지구과학>의 기후 통계에 적용한 게 대표적이에요. ‘환경 분야에서 수학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겨 일평균 기온과 실효 습도 계산법을 조사했고, 4일간 상대 습도의 평균을 극한 개념으로 확장해 기후 데이터 해석에 응용해봤어요. 단순한 개념 이해를 넘어서 보건·환경 정책에 필요한 분석력도 함께 키울 수 있어서 의미 있었어요.”
과학 과목에서는 기초 개념을 산업화, 정책, 식품 안전, 생명 윤리 등 여러 분야로 확장해 융합한 부분이 눈에 띈다. 3학년 <생명과학Ⅱ> 수업에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접하고 최초 재조합 DNA를 만드는 과정과 대장균이 인간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정리했다.
나아가 대장균이 인간 단백질을 생산하는 원리에 흥미를 느낀 새봄씨는 특허와 산업화 사례를 조사하며 기술 발전에 대한 과학자의 다양한 의견과 생명 윤리에도 주목했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사회에서 수용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과학 기술의 사회적 영향도 꼼꼼하게 공부했다. 이런 관심은 유전자 변형 식품 탐구로 확장됐다.
“유전자 변형 원리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 과학 도서 <DNA 발견에서 유전자 변형까지>를 참고했어요. 식품 성분 표시, 검정 방법, 안전성 평가 등 제도 관리 방식까지 조사해 정리했죠. 유전자를 빠르게 증폭시켜 분석하는 기술인 PCR 분석법이 감염병 진단뿐 아니라 식품 안전 검사, 단백질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는 점을 알게 됐고, 과학 기술이 사회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사실도 실감할 수 있었어요.”
새봄씨는 조지메이슨대 데이터과학과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했다. 미국 본교와 동일한 커리큘럼과 국제적인 교육 환경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조지메이슨대는 캠퍼스만 한국에 있을 뿐 수업은 전부 영어로 진행되고 학위도 미국 본교와 동일해요. 원서로 공부하고 영어로 토론하다 보니 영어 실력도 많이 늘었고, 미국·인도·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시야가 넓어졌죠. 교수님과 거리감 없이 1:1로 소통할 수 있고, 소수 정예라 인턴십이나 진로 지원도 더 촘촘하게 받을 수 있어요. 내년에는 미국 본교로 옮겨 공부해보려고요.”
수많은 고민과 준비 끝에 진로를 선택한 새봄씨는 선택을 나만의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떤 선택이 정답일까 고민만 하면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내신 경쟁과 탐구 활동에 지칠 때마다 선택의 결과를 의미 있게 만들어가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해 고민이라면 일단 뭐든지 시작하고 결과가 나만의 정답이 될 수 있게 만들어보세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취재 박선영 리포터 hena20@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