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허주용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2025-08-20 14:21:33 게재

분열된 사회, 무너진 공동체 미디어로 회복시키고 싶어요

친구들과 대화하고 이견을 조율하는 일이 즐거웠다. 자연스레 소통의 매개가 되는 미디어에도 관심이 갔다. 주용씨에게 미디어란 세상을 분열시키는 원인이자 세상을 다시 하나로 만들 힘이다. 언젠가는 미디어로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주용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허주용 | 숭실대 언론홍보학과(충북 청석고)

허주용 | 숭실대 언론홍보학과(충북 청석고)

사진 이의종

소통의 매개체, 미디어를 향한 관심

주용씨는 고1 때부터 학급 실장을 맡아 학급 규칙 제정, 반 티셔츠 정하기 등의 의사 결정을 이끌었다. 이후에는 전교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각종 교내 행사를 주관했다. 사람에 대한 주용씨의 관심은 사람 간 의사소통의 매개체가 되는 미디어로 향했다.

“진로를 고민하며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적어봤어요. 웅변, 대화, 이견을 조율하고 이끄는 일. 종합해보니 파급력이 있는 미디어를 통해 사람과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잘 맞을 것 같았어요.”

미디어로 진로를 정한 후에는 관련 과목을 적극적으로 이수했다. <방송콘텐츠제작> <영상제작의 이해>는 미디어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보고자 공동 교육과정으로 이수한 과목이다. 이후 미디어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으로 관심사를 넓히면서 <국제정치> <지역이해> 등 사회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과목을 추가로 선택했다. 사회과학 계열 공부의 밑바탕이라 할 수 있는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정치와 법>을 모두 수강했음은 물론이다.

“<사회·문화>는 사회 구조를 배우고 현실의 문제를 해석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수업 시간에 배운 질문지법과 통계 해석은 대학에서 ‘연구 조사 방법론’ 수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고요. 후배에게 가장 추천하는 과목이에요.”

혈연·지연과 같은 동질성을 중심으로 모였던 전통 사회의 공동체와 서로의 필요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현대 사회의 공동체를 비교한 탐구 활동은 공동체 속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고독한 군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과거의 공동체는 혈연·지연이 중심이었고 개인이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어요. 현대의 공동체는 목표를 달성하거나 관심사가 달라지면 빠르게 해체되죠. 구성원끼리 감정을 공유하고 유대감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고독한 군중’이 생긴다고 생각했어요. 분열된 사회와 공동체의 유대감 회복은 제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예요.”

미디어를 통해 사회의 회복을 꿈꾸다

주용씨는 <우리는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간다>를 읽으며 미디어와 사회 분열의 인과 관계에 대해 생각해봤다.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는 네트워크의 발달로 작은 힘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세계다. 개인이 클릭과 스크롤로 경제와 권력을 움직일 수 있는 세상을 의미한다.

“이제는 누구나 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어요. 과거에는 신문과 방송과 같은 대중 매체가 여론을 장악했다면 최근에는 생각이 비슷한 개인끼리 작은 여론을 만드는 경우가 많죠. 대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를 어려워하고 서로 부딪치는 일도 많아졌고요. 미디어의 발달이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킨 셈이죠.”

고2 <문학> 시간에는 어두운 미래 사회를 그린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으며 미디어로 분열된 미래 사회가 어떤 문제를 낳을 수 있는지 상상했다. 극 중에서 지나치게 많은 정보와 자극에 반응하며 쾌락만 좇는 사람들은 사회에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주용씨는 SNS의 자극적인 콘텐츠만 즐기고 그 속에 내제된 사회 문제에는 관심이 없는 현대인의 태도가 소설의 디스토피아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미디어의 발달을 막을 수는 없지만 새로운 소통 방식을 찾고 공동체의 유대감을 회복한다면 <멋진 신세계>와 같은 미래는 막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때 미디어의 파급력을 역이용하면 어떨까 생각해봤죠.”

주용씨는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ESG 경영과 미디어를 접목해 ‘ESG 미디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미디어를 이윤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지 않고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고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 데 활용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비행기는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교통수단이죠.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행기를 탈 때 죄책감을 느낀다는 의미의 ‘플룩샴’이 화두로 떠올랐어요. 이와 관련된 숏폼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한다면 환경 문제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해외 여행에 대한 극단적인 의견 차이도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어요.”

강점 발휘할 종합전형 면접형 선택

주용씨는 수시는 전부 미디어학과에 지원했고, 의사소통의 강점을 활용하고자 면접을 반영하는 종합전형을 다수 선택했다. 숭실대는 그중에서도 2단계 면접 비율이 50%로 높은 편이었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어떤 질문에도 자신감 있게 답할 수 있도록 3년간의 활동을 외우다시피 했다.

“평소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두괄식으로 말하려고 노력했어요. (웃음) 먹고 싶은 음식을 먼저 말하고 이유를 설명하는 식이었죠. 두괄식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면접에서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와도 조리 있게 답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면접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각 대학 입학처가 유튜브에 게시한 모의 면접 영상을 확인하고 답변자의 복장과 어조를 참고해보세요.”

목표했던 학과에 입학한 만큼 전공 만족도는 높다.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의 특성과 미디어가 정치·사회·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배우는데 고등학교 때 탐구한 내용을 보다 깊게 파고들 수 있어 즐겁다고.

“미디어는 여론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언론인이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중심을 잃지 않는 관점을 지켜야 해요. 또한 언제나 적극적인 태도를 지녀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요.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만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질 테니 무엇이든 도전해보세요!”

취재 송지연 기자 nano37@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