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충격의 1심’…보수 재건도, 차기 경쟁도 ‘흔들’
1심 벌금 1000만원 … 확정되면 시장직 상실·5년간 피선거권 박탈
쇄신파·차기주자 행보 위축 불가피 … 국힘 “야당 유죄, 여당 무죄”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1심 재판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으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오 시장이 주도하는 보수 재건도, 오 시장이 유력주자로 떠오른 차기 구도도 위기에 직면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선고 결과를 맹비판했다.
오 시장은 22일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1심 재판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특검법은 1심 6개월, 2심 3개월, 3심 3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오 시장 확정 판결은 내년 1월 전후에 나올 전망이다. 만약 벌금 1000만원이 최종심에서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게 된다. 동시에 확정 판결 이후 5년 동안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2030년 대선 도전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6.3 지방선거에서 5선의 위업을 달성한 오 시장은 쇄신파를 자처하면서 장동혁 지도부에 맞서 보수 재건을 주도해 왔다. 지방선거 직후에는 정점식 원내대표와 윤상현 안철수 권영세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을 두루 만나면서 당내에 보수 재건의 공감대를 넓혀왔다. 오 시장은 차기주자로서도 몸값이 급등했다. 지방선거 직후 한국갤럽(6월 9~11일, 무선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이 차기주자를 조사한 결과, 오세훈 9%, 한동훈 8%, 조 국 7%, 김민석 5%, 장동혁 3%, 강훈식 2%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 시장이 시장직 상실 위기에 직면하면서 향후 행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장동혁 지도부가 내년 8월 임기를 고수하면서 버텨도 이를 견제할 세력을 규합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쌍두마차로 주도해온 보수 재건이 주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차기 구도도 마찬가지다. 대선 출마조차 불발될 가능성이 있는 오 시장에게 지지세가 몰리기는 어렵다. 상대적으로 차기 경쟁자인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장동혁 대표 등의 주목도가 높아질 수 있다.
결국 오 시장이 6.3 지방선거 직후의 위상을 회복하려면 10월 전후로 예상되는 2심에서 반드시 무죄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2심에서 무죄만 받는다면 장동혁 지도부에는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할 동력이 생기게 된다. 차기 경쟁에서도 한껏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모든 화력을 동원해 1심 선고를 비판하면서 여권을 공격하는 소재로 삼았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23일 최고위원회에서 “대통령은 대통령이기 때문에 재판이 5개든, 10개든 다 중단시켜야 되는데 서울시장은 시장되자마자 한 달 만에 재판해서 날려야 되냐”며 “오세훈 시장 재판 진행하는 속도로 이재명 대통령 재판도 진행해주는 게 사법정의에 맞다”고 지적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법, 여야가 없어야 한다”며 “권력이 있든 없든, 돈이 있든 없든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 이재명 멈춰버린 5개 재판 속개하자”고 주장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엄밀한 증거보다 정황과 예단을 우선시한 심히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며 “국민은 묻고 있다. 야당 단체장에 대해서는 일관성 없는 진술마저 잣대로 삼아 엄벌을 내리면서, 왜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을 향한 무수한 재판과 수사는 멈추어 서 있거나 한없이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나. 이와 같은 ‘야당 유죄, 여당 무죄’ 식의 불공정한 사법 잣대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릴 뿐”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선거소청 문제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장 대표는 오는 27일 예정된 6.3 지방선거 선거소청 변론에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 대표는 “중앙선관위는 생중계에 대해 불허한다는 방침”이라며 “소청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국민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생중계를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