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부동산 PF 보증 증가 ‘적신호’

올해 3월 말 5조3000억원으로 업계 최다

2026-07-23 13:00:1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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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미수금 회수 지연에 운전자금 부담도 가중

1분기 영업익 15.4% 감소 … 고원가로 수익성 둔화

“부동산 시장 회복 … PF 리스크 점차 줄어들 것”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또 다시 위기신호를 보내고 있어 건설사들이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본·고차입의 고질적인 위험 구조인데 최근 들어 연체율이 높아지고 건전성 지표는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PF 보증 규모가 큰 건설사일수록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대형 건설사의 경우 크고 작은 소송건이 많아 사법리스크로 인한 우발채무도 경영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23일 신용평가사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중 PF 보증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현대건설로 5조3000억원(정비사업 제외)에 달한다. 이어 롯데건설이 3조원, SK에코플랜트가 2조1000억원이다.

◆현대건설, 자본총계 대비 PF 보증 비율 70.4% = 자본총계 대비 PF 보증 비율로 보면 롯데건설이 85.7%로 가장 높고 현대건설이 70.4%, 대우건설이 38.8% 순이다.

PF 보증은 결국 우발채무인 만큼 재무건전성에 부담을 주는 리스크 요인이다. PF 우발채무는 건설사가 시행사나 공동사업자로서 보증을 제공한 금액으로, 사업장이 정상적으로 준공되고 분양이 진행되면 실제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사업 지연, 공사비 상승, 분양시장 침체가 겹치면 보증기관의 요청이나 채무 인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장기간 해소되지 않는 PF 보증은 사업 지연이나 사업성 저하를 시사하는 만큼 향후 잠재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69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4조5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연체율은 4.65%로 0.77%p 높아졌다. 지난해 3월 말 4.49%와 비교해도 소폭 상승한 것이다. 특히 증권사들의 PF 연체율은 30.4%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유의(C)·부실우려(D) 여신도 16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7000억원 늘어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거듭하며 PF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업계 전체가 휘청거릴 수준은 아니다”며 “향후 부동산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 PF 관련 제반 리스크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개발사업 관련 PF 우발채무 과중 = 특히 현대건설은 개발사업 관련 PF 우발채무 부담이 과중한 것으로 신용평가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최근 NICE신용평가가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다수의 개발 사업 진행에 따른 신용공여 증가로 지난 3월 말 기준 연대보증 및 자금보충 등의 PF 우발채무 금액이 5조3000억원(정비사업 제외)으로 과중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중 본PF 금액은 3조6000억원으로 가양동 CJ 부지 개발(1.2조원), 가산동 LG전자 부지 개발(0.5조원), 밀레니엄 힐튼호텔 부지 개발(0.2조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브릿지론 금액은 2026년 3월 말 1조7000억원으로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개발(0.4조원), 가양동 이마트 부지 개발(1.2조원), 용산 크라운호텔 부지 개발(0.2조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사 PF 우발채무는 대부분 사업 리스크가 낮은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재무적으로 안정적 수준”이라며 “브릿지론도 지속 감소하는 추세로 우발채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평가는 지나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또 운전자금 부담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2020~2021년간 우수한 분양실적과 원활한 공사대금 회수를 통해 매년 1조원을 상회하는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한 바 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해외 일부 사업장에서의 공사 지연 및 국내외 대형사업장 공정 본격화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가중으로 현금흐름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의 매출채권은 2021~2022년 3조원 내외에서 2026년 3월 말 7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오피스텔 및 상업시설, 지방 아파트 등에서 입주율 둔화 등의 영향으로 장기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매출채권 금액이 증가하고 있으며, 다수의 대규모 신규 개발 사업 진행과 이에 따른 원가 투입 부담으로 인해 중단기간 높은 운전자금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NICE신용평가가 분석했다.

GTX 철근 누락 규탄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지난 5월 19일 서울특별시청 앞에서 GTX 철근 누락 현대건설·서울시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대건설은 올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A 삼성역 공사에서 철근 누락 사실이 드러나 시공 품질 논란에도 휩싸였다. 삼성역 지하 5층 승강장 기둥에서는 설계상 두 줄로 배치해야 할 주철근 일부가 한 줄만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건설은 자체 품질점검을 통해 이를 발견해 서울시에 보고했지만, 이후 보고 시점과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잇단 하자보수·소송도 부담 = 현대건설이 올 1분기 보고서에 공시한 소송 계류 중인 사건이 수백건에 달해 그 결과에 따라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계류 중인 소송사건은 연결회사가 제소한 54건에 소송가액이 1971억5600만원이다. 또 연결회사가 피소된 사건은 376건에 소송가액이 5911억5800만원에 달했다.

소송사건 외 중재사건은 연결회사가 제소한 8건에 중재가액 2조973억원이며, 연결회사가 피소된 4건에 중재가액 1595억2900만원이다.

현대건설도 소송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보고서에 기록하고 있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현대건설은 지난 6월 17일에 있었던 청담씨앤디와 디에스디삼호 등과 벌이고 있는 3건의 소송(2심)에서 잇따라 패소하면서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합계 약 37억원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회사측도 계류중인 소송사건 등과 관련해 3월 말 현재 계상한 충당부채는 353억700만원에 달했다.

충당부채는 지출시기 또는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로, 건설사 경우 공사중단·지연 등에 따른 지체보상금과 입주전·후 하자보수, 법정소송 등 비용으로 사용된다.

◆고원가 영향에 수익성 둔화 =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부문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高)원가 플랜트 영향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현대건설의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6조2813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809억원, 당기순이익은 20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국내 디에이치 클래스트와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4 등 주요 프로젝트 공정이 확대되면서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연간 매출 목표(27조4000억원)의 약 22.9%를 달성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했다.

다만 주택 부문 수익성 개선과 고원가 플랜트 현장의 순차적 준공 영향으로 분기별 이익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은 2.9%로 연간 목표 수준을 유지했다.

재무 지표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8515억원이며, 유동비율은 149.8%, 부채비율은 157.6%를 기록했다. 신용등급은 AA- 수준이다.

이에 현대건설 관계자는 “주택원가율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고원가 현장 매출이 이익 감소로 나타났다”며 “다만 전반적인 수익성은 개선 추세에 있으며, 연간 가이던스로 제시한 영업이익 8000억원 달성에는 문제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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