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연계 적합서 화학 ① 분자

노벨 화학상이 전하는 연구의 기쁨

2025-09-10 13:00:01 게재

“이 책을 통해 과학이 우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믿음을 회복할 수 있다. 특히 이공계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리고 과학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이 책이 당신에게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전준관 경기 야탑고등학교 교사 등 화학 교과 자문 교사단이 ‘우아한 분자’를 추천하는 이유다.

우아한 분자·장피에르 소바주·에코리브르

‘우아한 분자’의 부제는 ‘노벨 화학상 수상자의 행복한 연구 인생’이다. 그 말대로 이 책의 지은이 장피에르 소바주는 2016년 분자기계를 설계하고 합성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분자기계는 외부 자극을 받으면 기계처럼 작동하는 분자 집합체다. 머리카락보다 1000배는 가늘어서 잘 활용한다면 사람의 몸속을 돌아다니는 ‘나노 자동차’도 만들 수 있다. 한데 지은이는 "연구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 우리는 그 결과물이 어떻게 응용될지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분자기계 기술의 위대함을 소개할 게 아니라면 지은이는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 답은 제목의 ‘우아한 분자’와 ‘행복한 연구’에 들어 있다. 이 책은 지은이가 분자기계의 합성에 도달할 때까지 진행한 연구를 설명하고 과학적 발견의 순간에 느낀 기쁨을 생생하게 전한다. 그 과정에서 화학은 환경과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과학이 아니라 해명한다. 분자 연구로 청정한 에너지 개발, 손상된 세포 복구를 꿈꾸는 과학자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화학은 분자를 서로 연결하고 사람을 묶는 고리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광합성의 원리부터 분자기계의 개념, 나노 로봇 기술까지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화학 지식은 다양하다. 화학 연구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지은이가 보여주는 과학자로서의 태도에 주목해보자. 책의 마지막에서 지은이는 성공적인 과학자 인생을 위한 비결을 짧게 소개한다. 과학의 능력을 믿고 상상력을 키울 것, 개인의 삶을 잘 보살피며 도전을 즐길 것, 마지막으로 목표에 대한 야망과 겸손을 유지하라고 말한다. 선배 과학자가 전하는 조언은 이제 막 과학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송지연 내일교육 기자 nano37@naeil.com

※ 추천 도서

우리 집에 화학자가 산다(김민경·휴머니스트), 화학 인문과 첨단을 품다(전창림·한국문학사), 세상을 만드는 분자(시어도어 그레이·다른), 식품의 원리(최낙언·예문당), 요리와 과학(마이클 브렌너 외·영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