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으로 엿보는 삶의 무한한 이야기

2025-09-17 13:00:01 게재

교과 연계 적합서 국어 ② ‘국어×과학’

“이 책은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삶을 꿈꾸는 ‘성진’을 중심으로 꿈과 가족, 현실과 환상의 균열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흥미롭고 실험적인 설정을 가진 단편 소설을 통해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과 갈등을 느낄 수 있다. 지은이인 김강은 내과 의사이자 서점 주인, 그리고 소설가다. 어쩌면 그의 삶 또한 국어와 과학의 접점이 아닐까?”

김강·아시아

김환 경기 백영고등학교 교사 등 국어 교과 자문 교사단이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을 추천하는 이유다.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마음껏 상상해본 적 있는가? 최근 몇 년간 언론을 달군 인물 중엔 상상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바로 일론 머스크다. 그는 인류가 지구에만 머문다면 언젠가 멸종을 피하기 어렵다며 2050년까지 100만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구상은 여전히 공상과 현실의 경계에 서 있다. 인류를 다행성 문명으로 만들겠다는 거창한 구호를 앞세워 우리가 지구에서 직면해야 할 문제를 외면해버리는 건 아닌지 의문도 남는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은 흥미롭게 느껴진다. 9편의 단편 소설은 머스크의 계획처럼 얼핏 보면 비현실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작가는 그 질문을 단순한 유토피아적 상상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만약에?’라는 물음을 통해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세계로 시선을 옮기게 만든다. 중요한 건 머스크처럼 장밋빛 비전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상에서 사회적 의미와 인간적 질문을 이끌어내는 일 아닐까. 소설 속 세계는 결국 권력, 관계, 생존과 같은 본질적인 문제로 우리를 이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현실이 달리 보인다. 상상은 도피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비추는 또 다른 거울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화성에 갈 날이 진정 올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이 보여주는 무수한 가능성은 당신의 삶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임하은 내일교육 기자 im@naeil.com

※ 추천 도서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김초엽 외·허블),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리사 팰트먼 배럿·더퀘스트),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장홍제·지상의책),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엘리),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유시민·돌베개), 룬샷(사피 바칼·흐름출판), 알기 쉽게 풀어쓴 일리아스 오디세이아(호메로스·아름다운날)